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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세계적 설치작가 양혜규, 국립현대미술관서 대규모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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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 - O₂ & H₂O’전 개막

아이뉴스24

양혜규 작가.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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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세계적인 설치작가 양혜규의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개인전 ‘양혜규 - O₂ & H₂O’전이 오는 29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다.

올해 ‘MMCA 현대차 시리즈’ 작가로 선정된 양혜규는 이번 전시에서 설치·조각·회화 등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 - O₂ & H₂O’전을 기획한 이지회 학예연구사는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MMCA 필름앤스비디오에서 진행된 언론간담회에서 “양 작가가 ‘현실의 추상성’이라는 화두로 또 다른 도약을 시도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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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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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인 산소와 물은 자연 상태에서는 물리적 현실이지만 인간이 고안한 화학기호에서는 ‘O₂’ ‘H₂O’와 같이 특정하게 추상화된다”며 “전시명에 사용된 ‘O₂ & H₂O’는 인간이 감각하는 경험의 추상적 성질을 미술 언어로 추적해온 작가의 관심사로부터 발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O₂ & H₂O’는 과학적 사실계, 그 사실을 오롯이 인지할 수 없는 경험과 감각을 포함한 지각계, 기후, 재난 등 점차 극단으로 치닫는 현상계를 총체적으로 사유하기 위한 화두”라며 “우리의 현실만큼 혼종적인 전시”라고 밝혔다.

양 작가는 다양한 사회·문화권에서 형성된 지식, 관습, 현상을 초월적인 시공간에서 ‘환상적인’ 시각 언어로 구사하면서 방울과 인조 짚을 사용한 ‘소리 나는 가물’과 ‘중간 유형’ 등의 조각 작품 군을 생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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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엠지 비행'(2020) 설치 전경. (사진=홍철기)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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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속 전시’로 마련된 목우공방의 ‘108 나무 숟가락’은 작가의 지인 김우희 목수의 글과 숟가락을 전시하며 일상, 지역, 공동체, 공예적 수행성 등의 의미를 오늘날에 비춰본다.

서울박스와 5전시실에 걸쳐 조성된 전시 환경은 민감한 접촉과 움직임을 유도한다. 통로-벽체, 문손잡이, 블라인드와 같은 일상적 요소들은 특정한 방식으로 배열 또는 적층돼 일종의 성좌를 그린다.

서울박스에 설치된 높이 10m의 블라인드 조각 ‘침묵의 저장고-클릭된 속심’은 비스듬한 블라인드의 물성을 활용하는 작가의 최근 성향을 반영한다. 5전시실에서는 솔 르윗의 큐브형 원작을 각각 3배로 축소하고 21배로 확장해 하나의 커다란 큐브로 완성되는 2개의 ‘솔 르윗 뒤집기’를 선보인다.

복도에 설치된 디지털 콜라주 현수막 ‘오행비행’과 벽지 ‘디엠지 비행’은 물질과 상징, 에너지와 기술, 기후와 사회적 양극화, 재해와 국경 등 우리가 마주하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현상을 다룬다.

음성 복제 스타트업 네오사피엔스와의 협업으로 작가의 목소리를 복제해 만든 인공지능 목소리 ‘진정성 있는 복제’는 정체성과 유일함 등 진정성 있는 가치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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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엠지 비행'(2020) 설치 전경. (사진=홍철기)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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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와 함께 양혜규의 국내 첫 한국어 선집 ‘공기와 물: 양혜규에 관한 글모음 2001-2020’이 국립현대미술관과 현실문화의 공동출판으로 출간된다. 지난 20년간의 작품 활동과 맞물린 다양한 국내외 미술계 필진들의 글 36편을 선정해 연대순으로 엮었다.

이날 오후 5시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전시를 먼저 소개하고, 다음달 16일 오후 4시에는 주요 출품작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특별 영상을 유튜브에서 증계한다.

배우 정우성이 이번 전시의 특별 홍보대사를 맡아 오디오 가이드에 재능 기부로 참여했다. 정우성의 오디오 가이드는 국립현대미술관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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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 비행'(2020) 설치 전경. (사진=홍철기)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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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작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서울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일상, 산업, 유사-민속적 성격을 갖는 다채로운 재료를 통해 서사와 추상의 관계성, 가사성, 이주, 경계 등의 주제를 다뤄왔다.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큐멘타 13 등 저명한 국제 미술행사에 소개됐으며 파리 퐁피두센터, 뉴욕 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등 권위 있는 미술기관에서 초대전을 개최했다.

2018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과 독일의 볼프강 한 미술상을 수상했다. 현재 모교인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순수미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은희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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