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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저축은행의 '영토확장' 전략…연 2% 예금 속속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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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저축銀 중심 금리 줄인상…12개월 2%대 상품 28개 달해

향후 대출고객까지 흡수 전략…여신 확보 주력· 충당금도 적립

세계파이낸스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지난달 2.0% 예금금리 상품이 전무했던 것과 달리 28일 현재 28개에 달한다. 연합뉴스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하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고 금융당국이 대출 옥죄기에 나서는 상황에서 예금금리 인상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 향후 대출고객까지 흡수해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연평균 금리는 1.78%이다. 지난달 8월28일 기준 1.65%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러한 금리 인상은 이달 들어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4주 전인 9월1일까지만 해도 12개월 정기예금 가운데 2.0%(단리) 금리 상품은 전무했다. 그런데 28일 현재 2.0%(단리)가 넘는 12개월 정기예금 상품은 JT저축은행 e-정기예금(2.35%)을 포함해 28개(변동금리 제외)에 달한다.

이러한 금리 인상이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단기간 인상폭이 큰 것이 특징이다. 우선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연 1.70%에서 1.90%로 0.2%포인트 올렸다. 이달 1일에도 연 1.60%에서 연 1.70%로 0.1%포인트 올린 바 있다. 이달에만 정기예금 금리를 0.3%포인트 인상한 것이다.

OK저축은행 역시 지난 14일 1.5%에서 1.6%로 소폭 올린 뒤 지난 25일 0.3%를 추가로 인상했다. 이달에만 총 0.4%포인트 올렸다. 웰컴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은 일반 정기예금을 각각 0.2%포인트 올렸다. 특히 JT저축은행은 비대면 정기예금에 한해 연 1.8%에서 2.35%까지 인상했다. 단기간에 예금금리를 0.55%나 올린 것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예금금리 인상은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 금융권 흐름과는 정반대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시적으로 자금을 끌어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기에 복합적으로 증권가에는 공모주 열풍이 거세게 불어왔고, 추가적으로 정부 부동산 정책에 따라 시장이 들끓으면서 금융권 대출이 급증했다.

최근 3개월간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전월 대비 증가액만 살펴보면 지난 7월에서 8월 사이에 4조755억원이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지난 8월보다 지난 25일 기준 2조6116억원이 또 증가했다. 9월 말까지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투자’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세계파이낸스

저축은행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예금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시대 흐름에 금융당국은 리스크 발생을 견제하기 위해 대출 옥죄기에 나섰다. 그러면서 단기자금이 필요한 금융소비자가 저축은행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역시 지난 7월 1조8000억원이 증가했고, 8월에는 2조2000억원이 늘어났다. 저축은행은 이러한 시대 흐름에 발맞춰 영역 확장에 나선 것이다.

우선 예금금리 인상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신용대출이 증가하는 만큼 여신 확보에도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저축은행은 최근 중금리 대출로 효과를 봤기 때문에 추가로 긍정적인 효과를 더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자금을 필요로 하는 고객은 증가하는 반면 시중은행은 신용대출 문턱을 계속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저축은행이 예금금리 인상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면서 대출고객을 흡수하면 영역 확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렵다”며 “당분간 연 1.8%~2%초반의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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