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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미래 교육, 엄격한 커리큘럼 사라져…자신만의 영역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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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홍콩·한국 학생 대상

미 명문 대학 입시 컨설팅

일대일 매칭 프로그램 자랑

교육컨설팅에 감성지능 도입

명문대 지원, 성적보다 가치 중요

진정성·열정 채우게 학생 지원

교육현장 빠르게 진화할 것

온라인 수업으로 자유 확대되고

대학원 시험도 이젠 온라인 관리


재미 교육사업가 크리스토퍼 림

한겨레

재미교포 크리스토퍼 림은 대학 재학 중 대학입시 컨설팅 회사를 차려 성공을 거두었으며, 학교폭력 예방 활동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커맨드 에듀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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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에 18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교육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듯하다. 재미교포 크리스토퍼 림은 대학 3학년 때 창업했고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의 ‘커맨드 에듀케이션’은 미국 고교생을 주 대상으로 하지만, 홍콩·중동 학생과 미국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에게도 대학입시 컨설팅을 하고 있다. 한국계 이민 2세로 뉴저지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서울에서 인터뷰하려 했으나 코로나가 방해해 전자우편으로 질의응답을 했다.

―20대에 교육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뒀다. 배경이나 계기가 있었나?

“중학교 때 친구들의 수학을 도와주면서 재미가 있고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가 높았다. 그렇지만 교육 사업을 할 것이라곤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고교 때 과외 활동을 하느라 학점이 좋지 않았는데도 예일대학에 들어갔다. 그것도 장점이 된 것 같다. 학부 시절에 ‘예일대 감성지능센터’에서 연구 조교로 일하면서 교육 사업을 하기로 작정했다. 그곳에서 전국의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학생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감정이 ‘피곤함’, ‘스트레스’, ‘지루함’이 가장 많았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그렇게 느낀다면 큰 문제라, 학교의 분위기와 문화를 변화시켜 학생들이 지원과 영감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당시 나는 상위권 대학교에 지원하고자 하는 고등학생을 돕고 있었는데, 내가 도움을 준 첫 번째 학생은 매사추세츠공대(MIT)에 입학했고, 두번째 학생은 스탠퍼드에 들어갔다. 두 학생 모두 대학 지원서에 자신의 열정과 동기를 프로필에 반영한 게 주효했다. 나는 대학이 다재다능한 학생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다재다능한 학년(집단)을 꾸리고 싶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대학은 진정성 있고 열정을 통해 발전을 경험한 학생들에게 가장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이 내가 ‘커맨드 에듀케이션’을 시작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사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우리는 이르면 8학년(중학교 3학년)때부터 학생들과 대학교 지원 과정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요즘 대학입시는 10년 전의 상황과 매우 다르다. 이른바 명문대는 단지 완벽한 성적을 가진 학생들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역사회에 눈에 띄는 영향을 어떻게 미쳤는지, 그리고 대학교 구성원으로서 제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컨설팅을 받는 학생들은 각자 진정한 열정과 관심에 부합하는 프로젝트, 비영리단체와 지역사회단체 및 출판물 발표와 관계된 활동을 시작한다. 우리는 학생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도록 사내 마케팅팀, 개발팀, 그래픽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문지식을 갖춘 멘토팀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학부모가 커맨드 에듀케이션이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를 연상시킨다고도 말한다.”

―2018년 <포브스>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선정됐고,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는 ‘평생업적상’을 받았다.

“커맨드 에듀케이션은 교육 컨설팅 분야에서 감성지능을 도입한 초기 기업 중 하나였다.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진정으로 흥미롭고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한다. 자신의 목적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줘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열정을 추구할 수 있는 힘을 느끼도록 해준다. 이것이 사업의 성공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리더로 뽑힌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평생업적상은 학교폭력 퇴치 운동에 관심을 갖고 캠페인을 계속한 때문이라 생각한다.”

―언제부터 학교폭력에 관심을 가졌나?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지켜보면서 퇴치 운동에 뛰어들게 됐다. 고등학교 때 봉사단체를 만들어 학교폭력 퇴치를 위한 기금 모금을 하기도 했다. 이런 소식이 가수 레이디 가가에게 알려져 그의 비영리재단에 참여해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회사를 차린 뒤에는 수익금의 일부를 꾸준히 기부해왔다.”

―최근 국내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참여했는데.

“포럼에 초청을 받아 ‘코로나가 전 세계 대학입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한국에 가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가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대학입시에서 시험 성적보다는 나만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면서, 어떻게 하면 주목받는 학생이 될 수 있는지 이야기했다.”

―미래의 교육은 어떻게 달라질 것이라 전망하나?

“교육산업은 빠르게 진화하고 변화하고 있다. 누군가가 완전히 온라인에서 새로운 과목이나 언어를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는 이제 완전히 온라인으로 관리되는 많은 대학원 입학시험을 보고 있다. 교육은 이제 그 어느 때보다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배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기기와 인터넷뿐이다.

홈스쿨링도 더욱 대중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들은 온라인 수업 덕분에 자녀와 함께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유연성과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또 1년 내내 여행할 수 있고, 학생들이 관심 있는 흥미로운 주제를 가르칠 수도 있다. 이제 점점 학생들이 거쳐야 할 엄격한 커리큘럼은 사라지고, 학생들은 자신이 가장 관심이 있는 새롭고 흥미로운 주제 영역을 탐색하라고 배울 것이다.

또한 에스에이티(SAT) 점수는 이제 앞으로 몇년 동안 점점 덜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불과 몇년 전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대학(버클리, 엘에이, 데이비스 등)이 입학 사정에서 에스에이티 점수를 기준으로 삼는 것을 금지하는 법원 명령이 있었다. 과외 활동과 학생들이 교실 밖에서 하는 활동들이 다가오는 입학 과정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최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계 유학생들이 미국 유학을 포기하고 귀국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

“이러한 현상을 직감하고 있지만,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퍼드, 엠아이티 등과 같은 명문대 입학에 대한 수요 감소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기적으로 일부 학생들이 ‘갭이어’(고등학교 졸업 뒤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한 해 휴식하는 것)를 선택하고, 입학을 1년 연기하고 있다. 온라인상으로만 대학을 다니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유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한국의 고3들은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

“에스에이티 점수가 없거나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이번 가을 학기에 지원한다고 해서 반드시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경쟁적인 입시 과정에서 가능하면 에스에이티와 에스에이티 2를 모두 치르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 생각한다.”

―젊은 기업가로서 장래 직업에 대해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젊은이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실패는 성공의 반대가 아니라 그 일부다. 실패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계속 나아가라.”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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