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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4차 산업혁명이 뒤바꾼 인간의 삶…전시 '더블 비전'으로 양면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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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미술관 전시 '더블 비전' 11월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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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실비 '회한의 동산'.(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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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삶을 뒤바꿔놓고 있다. 사람들은 언제나 최첨단 과학기술을 향한 열망을 품고 살아왔다. 이 판타지는 어느새 현실로 다가왔다.

이런 4차 산업혁명과 그 열망이 자본주의 생산구조와 결합됐을 때 인간의 활동과 노동 환경은 어떻게 변할까. 오는 11월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더블 비전'(Diplopia) 전시는 이 지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시는 기술 물신주의나 과학기술을 향한 한 가지 비전을 벗어나, 이중시각으로 현상에 가려지거나 배제된 것을 다층적으로 보고자 한다. 전시명에는 이런 현상 이면의 인간소외, 기술의 실패, 기술과학에 쏠린 금융시장의 과열 등의 양면적인 현상을 '복시'(diplopia), 즉 겹보임이라는 병리학적 시각현상을 토대로 중층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전시에는 김실비, 양아치, 오민수, 이은희, 임영주 등 5인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 대부분 미디어, 사운드 매체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과학기술과 자본이 결합해 만들어낸 인지 자본주의 시대에 인간의 노동과 신체, 기계가 포착한 인류의 모습, 다가올 근미래의 비전을 다룬다.

김실비 작가는 영상 '회한의 동산'을 통해 구약성경에서 등장하는 최초의 인류가 뱀의 유혹을 받고 후회의 길로 들어서는 이야기를 떠오르게 하면서 신에 대한 믿음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학기술을 향한 신념으로 대체된 상황을 비유한다.

양아치 작가는 영상 '샐리'(Sally)를 통해 인공지능 샐리가 안내하는 근미래 스마트 시티 서울의 데이터 스케이프를 보여준다. 작가는 이 작업에서 곧 상용화될 인공지능, 에너지, 로봇, 스마트 시티에 대한 기술의 지식을 바탕으로 인류의 생활 패턴과 환경의 변화를 예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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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 '샐리'.(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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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수 작가의 설치 '아웃소싱 미라클'은 자본주의 시스템 뒤에 사라져간 노동자의 죽음을 기계의 증폭된 사운드와 키네틱 설치를 통해 보여준다.

이은희 작가의 영상 '어핸드인어캡'에서는 장애라는 단어의 어원에 담긴 '일할 수 없는 몸'(disable-bodied)의 의미를 탐구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은 결함에서 회복해 일할 수 있는 몸과 구성원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이분법적인 구분이 아닌지를 묻는다.

임영주 작가의 영상 설치 '세타'에서는 지금의 시대가 놓인 기술과 자본을 향한 염원과 이에 대한 환상을 보여준다. 과학기술은 내면을 관조하고 물리적 신체를 극복해 외계로 나아가기 위한 매개라는 작가의 생각을 알 수 있다.

아르코미술관은 이번 전시의 개념적 이해와 감상을 위해 작품에서 파생된 개념어를 핸드북 형태의 인쇄물 '부록'(Appendix)을 통해 열람할 수 있게 했다. 기획, 출판 콜렉티브 아그라파 소사이어티가 텍스트로 참여한 이 핸드북은 '전염/링크' '네트/신경망' '장애/사이보그' 등 9개의 개념어를 통해 전시를 다층적인 해석을 할 수 있게 한다.

전시관람은 29일부터 사전 예약제를 통해 운영된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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