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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銀 대출 옥죄기에 2금융권 '풍선효과'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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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금리인상 및 한도축소
신용대출 급증해 속도조절 필요성
저신용자 대거 2금융권 이동 전망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악화 우려
금융당국 규제방안 골머리


파이낸셜뉴스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서 대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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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주요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 옥죄기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향후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도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저신용 등급 취약차주가 많은 2금융권의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의 금리 인상 및 한도 축소 계획을 세우고, 조만간 구체적인 조정 범위와 시행 시점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직장인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를 인상했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주력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축소하거나 우대금리를 없앴다.

이는 그동안 신용대출이 급증해 속도조절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 88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과 비교해 2조 6116억원 늘었다. 남은 영업일까지 더하면 이달 신용대출 증가액은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은 지난 6월부터 매월 2조원 이상 증가하다 지난달에는 4조 755억원으로 급증했다. 역대 최대 증가액이다. 이달 신용대출 증가액이 3조원을 넘으면 이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시중은행들의 대출 옥죄기가 본격화하면서 저신용 등급 취약차주들이 대거 2금융권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저축은행, 카드사 등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금융권의 신용대출은 지난 6월 이후 4조원 이상의 증가액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년 5개월만에 처음으로 신용대출 증가액이 2조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미 크게 증대돼 있는 2금융권의 신용대출이 더욱 커지면, 2금융권의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2금융권은 시중은행 대비 저신용 등급 취약차주가 많고, 연체율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4%를 넘었고,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조합의 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말부터 상승하고 있다. 한 2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사실상 용도도 알 수 없고, 주택담보대출처럼 담보도 없다"며 "취약차주가 상환하지 못하게 된다면, 고스란히 2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지게 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을 중심으로 2금융권 신용대출 규제 방안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지만, 특정한 방향성을 정하기가 쉽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용도가 생계형인지 투자형인지를 정확히 구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대출규제에 나설 경우 생계 등을 위해 대출을 받아야만 하는 저신용 등급 취약차주들을 사채 시장으로 내몰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하반기에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는 자연스레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대출이 반드시 필요한 생계형 차주 등을 면밀히 살펴나가고, 연체율 등 2금융권 건전성 지표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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