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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무력 충돌…최소 59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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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분쟁’ 나고르노-카라바흐

천연가스·석유관 통과 지역

국제 에너지 시장 불안감 고조

[경향신문]

경향신문

카스피해 연안 캅카스 지역의 ‘앙숙’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영토분쟁 지역에서 무력충돌해 민간인·군인 등 최소 59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양국 정상이 ‘전면전’을 시사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캅카스 지역은 카스피해의 천연가스와 석유를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이 지나는 곳이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의 긴장 증대는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7일 새벽(현지시간) 양국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탱크와 전투 헬기, 드론 등을 동원해 상대국 지역에 공격을 감행했으며 교전은 28일까지 이어졌다. 아르메니아에선 민간인 여성 1명과 어린이 1명, 아제르바이잔에선 일가족 5명이 사망했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신성한 조국을 지킬 준비를 하라”며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선포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도 곧바로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며 계엄령을 선포하고 대도시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인구 14만6000여명이 살고 있는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옛 소련 시절 ‘아르메니아계 주민 다수가 살고 있는 아제르바이잔 땅’이었다. 소련 붕괴 즈음 이곳 주민들은 독립을 선언했고, 여기서 입장이 갈린 양국이 1992~1994년 전쟁을 벌여 약 3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이 땅은 국제법상으론 아제르바이잔에 속하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를 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 7월에도 사흘간 교전을 벌여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6년 4월 전쟁에선 200명이 넘게 숨졌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내 중재 기구인 민스크 그룹이 평화협상을 벌여왔으나 2009년 이후 교착 상태다.

아르메니아는 러시아의 지원을, 아제르바이잔은 터키의 지원을 각각 받고 있는데, 최근 남캅카스 지역에서 ‘키 플레이어’ 역할을 자처하는 터키가 아제르바이잔의 ‘영토 되찾기’ 야심을 부추기고 있다고 AFP는 지적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8일 “아르메니아는 즉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대한 점령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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