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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BTS’ 빅히트 공모가 13만5천원에 “비싸다” “적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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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5~6일 일반 청약

수요예측 경쟁률 1117 대 1

설비산업 위주 평가방식 적용

공모가 기준 시총 4조8545억

매출 20배인 LGU+와 맞먹어


한겨레

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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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다음 달 5∼6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공모가를 주당 13만5천원으로 확정했다. 2017년 셀트리온헬스케어(1조88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기업공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4∼25일 이틀 동안 1420개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경쟁률이 1117.25대 1로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런 경쟁률은 앞서 상장 흥행몰이를 한 카카오게임즈(1478.53대 1)보다 낮지만 에스케이(SK)바이오팜(835.66대 1)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밴드) 상단인 13만5천원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9625억5천만원이다. 참여 기관의 대부분인 1381곳(97.3%)이 밴드 상단인 13만5천원 이상을 제시했다.

다만 주식을 우선적으로 배정받기 위해 특정 기간 매도를 하지 않기로 ‘의무보유확약’을 한 기관투자자 비중은 43.9%로, 에스케이바이오팜(81.2%)과 카카오게임즈(58.6%)보다 낮았다. 15일∼6개월 확약 기간 가운데서도 1개월을 확약한 기관투자자가 49.4%로 가장 많다. 6개월 확약 비중이 가장 컸던 에스케이바이오팜보다는 기관투자자들이 장기 보유에 소극적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빅히트 공모가가 높게 평가됐다는 논란과도 관련 있다. 지난해 빅히트의 매출은 5872억원, 영업익은 987억원에 그쳤지만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4조854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2조원 매출에 6800억원 영업이익을 올린 엘지유플러스(4조8682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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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는 엔터기업 가치 산정에 주로 활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 대신 대규모 장치산업에 쓰이는 ‘기업가치/상각전이익’(EV/EBITDA) 방식을 사용해 시가총액을 극대화했다.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삼는 피이아르 기준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3조원 내외로 평가된다. 올해 지배기업 귀속 순이익 예상치인 638억원에 같은 업종에 속한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의 피이아르 42배를 곱하면 시가총액이 2조6천억원(638억원×42배)에 그치기 때문이다. 엔터업계 피이아르를 50배까지 높여도 기업 평가가치는 3조원에 그친다.

그러나 이브이/에비타 방식은 당기순이익 대신 ‘영업이익에 유·무형자산 상각비를 더한 값’(상각전이익·에비타)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더 커질 수 있다. 빅히트는 신사옥 임차비용 등으로 올 상반기 유·무형자산 상각비가 지난해 반기(33억원)의 3배가 넘는 110억원에 달했는데, 이를 차감하지 않고 상각전이익으로 계산하니 1218억원이었다. 순이익으로 계산했을 때보다 두 배나 많아진 것이다.

여기에 와이지 플러스, 카카오, 네이버 등 올 들어 주가가 크게 오른 기업들을 유사 기업으로 선정하니 이들 기업의 상각전이익 대비 기업가치(이브이/에비타) 평균치가 42.36배나 됐다. 특히 연 매출 1천억원 규모인데도 올 들어 주가가 10배 넘게 뛰어 이브이/에비타가 63.25배나 된 와이지 플러스가 평균을 크게 끌어올렸다. 상장 주관사들은 이런 이브이/에비타 ‘업계 평균치’를 빅히트의 상각전이익에 곱해 기업가치를 5조1622억원(할인 전 평가가치)까지 산출해 냈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와 주요 멤버의 군 입대 가능성 면에서도 투자 위험을 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장 주관사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주요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의 매출 비중이 2020년 반기 87.7%를 차지해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며 “방탄소년단 멤버가 1992년생 내지 1997년생의 현역병 입영 대상 멤버로 구성되어 있어 군 입대로 인한 활동 중단도 회사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걸그룹 여자친구 등 주요 아티스트와의 재계약 실패 가능성 등도 투자 위험으로 꼽았다.

하지만 빅히트 지적재산권(IP)의 확장성을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비티에스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 소셜 게임 ‘비티에스 유니버스’와 빅히트 팬 커뮤니티 앱 ‘위버스’, 빅히트의 음악 혁신 등을 감안하면 2022년 지배주주순이익이 2724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고 기업가치도 14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빅히트 주가가 높게 평가되면 주요 주주들의 자산가치도 크게 늘어난다. 공모가 기준 최대주주 방시혁 대표이사는 1조6709억원어치(36.5%) 주식을, 2대주주인 넷마블이 9568억원어치(20.9%)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방탄소년단 멤버 7명도 각각 6만8385주씩 증여 받아 공모가 기준 92억3197억원 어치 주식을 보유할 전망이다.

빅히트는 다음 달 5∼6일 일반 청약을 거쳐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청약은 공동 대표주관사 엔에이치(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공동주관사 미래에셋대우와 인수회사 키움증권이 진행한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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