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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 정신 안 차리나!” 美 ‘버럭 신병교육’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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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시대에 맞지 않아 없애기로”

더플백을 맨 미군 훈련병들이 보병학교가 있는 미 조지아주의 포트베닝에 도착하면 눈을 부라리고 있는 교관들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고함을 질러 훈련병들의 혼을 빼놓는다. “똑바로 해” “정신 안 차리나” “여기 놀러 왔나” 교관들은 때로 욕설을 섞어 상대방을 몰아붙이고, 그 자리에서 바로 팔굽혀펴기 등 얼차려를 주기도 한다.

이처럼 교관이 훈련병 면전에 험악한 얼굴로 버럭 소리를 질러 군기를 들이는 훈육 방식을 미 육군에서는 ‘샤크 어택(shark attack·상어 공격)’이라고 부르며 오랜 전통으로 여겨왔다. 이 ‘샤크 어택’이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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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 조지아주 포트베닝 보병 훈련소에서 교관(오른쪽)이 버스에서 내리는 훈련병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고 있다. /미 육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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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신병 훈련소인 육군 보병학교가 5주간의 신병 교육 프로그램에서 샤크 어택 방식의 윽박 지르기식 교육 방식을 없애기로 했다고 25일 미 군사 전문지 성조지가 보도했다.

‘샤크 어택’은 미군 훈련병들이 ‘여기가 군대’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첫 관문이었다. 초반에 바짝 군기를 잡아야 민간인 신분이었던 훈련병들이 명령에 복종하고 규율을 준수하는 '군인 태세’로 최대한 빨리 전환된다고 오랫동안 여겨졌다. 예비역 군인들 사이에서는 추억담 소재로 종종 쓰이고,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곤 한다.

샤크 어택을 폐지하게 된 배경에 대해 미 육군은 “더 이상 시대에 맞지 않는 징병제 시대의 산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로버트 포튼베리 보병학교 주임원사는 “샤크 어택은 징병제 시절에 필요했던 방식인데, 징병제가 폐지되고 모두 자원 입대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훈육 방식도 신세대 훈련병들에게 맞춰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샤크 어택 방식은 공포를 이용해 지배력과 권위를 확립하기 목적으로 활용돼 왔다. 이런 군기 잡기가 장병들 간의 신뢰와 유대 관계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

미국의소리(VOA) 등은 ‘샤크 어택’ 폐지에는 코로나 대유행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선 대면 접촉을 최대한 삼가야 하는데, 교관이 훈련병 앞에서 고함을 쳐 침방울이 튈 수 있는 샤크 어택이 코로나 감염 통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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