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을 잡기 위해 야권이 북한 피격 사건을 놓고 정부 대응과 관련해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여당은 민생 현장 방문으로 맞불을 놨다. 여야는 추석 민심 향배가 연말 정국은 물론 내년 4월로 예정된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29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아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상인들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 대표가 "(사람이)바글바글해야 하는데"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고 박영철 남대문시장 대표이사는 "오늘 추석 대목인데 여기 사람이 많아야 하는데 찾을 수가 없고 한가하다"고 말했다. 한 가게 상인이 "재래시장·서민 살리는 방향으로 (정책을)해달라. 가게 개시를 못하고 있다"고 호소하자, 이 대표는 "여러 가지 하고 있는데 효과가 그때그때 닿지 못해 안타깝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시장 상인과 간담회에서 "남대문시장은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구매자로 붐비는 곳인데 코로나19로 타격이 다른 곳보다 클 것"이라며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하고 경기가 살아나야 하는데 둘 다 만만치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상대적으로 다른 곳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만족할 수 없고 욕심 같아선 제발 마스크 안 쓰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서울 성동구에서 서울시 환경미화원 지부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근무 여건 개선, 처우 개선, 신분 전환 등 세 가지가 당장 해야 할 일"이라며 "그 일을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추석 연휴 계획과 관련해서는 "잊힌 사람들을 만난다는 콘셉트로 일정을 짜고 있다"며 서울경찰청 기동본부,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공장 등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정부 대응과 의혹을 비판하는 수위를 높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 국방부가 SI(특별정보)에 의해 (북한이)시신을 불태웠다고 확인하고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북한군이 "이 모씨 몸에 연유(북한 용어로 휘발유나 디젤처럼 무엇을 태우는 데 쓰는 연료)를 바르고 태우라고 했다"는 내용이다. 북한이 이씨 시신이 아닌 그가 타고 온 부유물을 태웠다는 주장이 사실과 다를 가능성을 부각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정부 발표 내용의 신뢰성도 의심했다. 하태경 의원은 '우리 국민 살해 만행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씨 월북 발표는)가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 한 얘기를 그대로 사실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치졸하다"며 "수령님(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품에 안기는 사람을 쏴죽이는 건 북한에서 반역 취급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 TF는 북한군이 원거리에서 이씨 신원을 파악했다는 주장에 대해 "북한 출동 함정이 엔진을 가동 중인 상태였고 80m 거리에서 신원을 확인했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반격했다. 이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정책조정회의에서 "야당이 국민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을 이용해 상식에 벗어난 과도한 정쟁으로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이 사건 발생 뒤 냉전 본색을 유감없이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이 가슴 아파하는 세월호 참사 비극까지 정쟁 수단으로 삼는 저열한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도 정부가 구조에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는 의견에 대해 "(이씨가)실종된 게 새벽 1시 몇 분이고 그걸 알게 된 게 11시 반인가 되는데 시간이 나왔다고 해서 실시간 바로 아는 게 아니다"며 "나중에 첩보를 종합해보니 그렇다는 거고, 실시간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군 발표 신뢰 질문에는 "(북한과)서로 발표가 다르니 공동조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답했다.
[채종원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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