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미국 대선 1차 TV토론이 진행됐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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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미국 대선 1차 TV토론이 90여분 간 수많은 막말과 끼어들기로 혼란상을 빚었다. 토론 진행자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 앵커가 두 후보를 진정시키고 차분한 진행을 이어가려고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2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미 대선 1차 TV토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Δ연방대법관 지명 Δ오바마케어 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Δ인종차별 반대 시위 Δ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쥐꼬리' 소득세 의혹 등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 트럼프 끼어들기에 열받은 바이든 "닥쳐줄래?" :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답변 시간마다 족족 끼어들며 발언을 방해해 진행자의 경고를 받았다.
진행자 월리스 앵커는 트럼프 대통령에 "그가 말을 끝마치도록 기다려달라"고 수 차례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주장을 이어갔다.
바이든 후보는 결국 참다 못해 격앙된 목소리로 트럼프 대통령에 "입 좀 다물어 주겠나"(Will you shut up, man?)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 1차 TV토론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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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토론 진행자가 먼저 주제에 대해 각 후보에 질문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각각 2분씩 해당 주제에 대해 발언 시간이 주어진다. 각 토론 주제는 약 15분씩 논의될 것으로 예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끼어들기는 그 뒤에도 계속됐고 발언에 방해를 받자 바이든 후보는 헛웃음을 지으며 "계속 지껄여라"(Keep yapping, man)고 중얼거리기도 했다.
월리스 앵커가 트럼프 대통령에 발언 규칙을 상기시키며 자제를 요구하자 바이든 후보는 "이 광대(clown)에게는 어떤 말도 붙이기 어렵다"며 빈정거렸다.
CNN은 이를 두고 "시작 20분 만에 (토론이) 카오스가 됐다"고 표현했다.
◇ 트럼프 "대법관 지명 권한 있어" vs 바이든 "대선 당선자가 지명" : 첫 토론 주제는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를 지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대선에서 공화당이 이겼기 때문에 자신이 대법관을 지명할 권한이 있다는 논리를 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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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바이든 후보는 "미국인은 말할 권리가 있다"며 "지금 대선이 진행 중이고 선거는 이미 시작됐다. 그래서 대선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후 당선자가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는 코니 배럿 판사가 낙태 반대론자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로 대 웨이드 판결(낙태 합법화 판결)이 있다. 지난 수십년 간 지켜온 여성의 권리"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대한 그녀의 입장을 아직 모른다"고 반박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명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싶어 코니 배럿 판사를 등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코니 배럿 판사는 오바마케어를 합법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에 계속 반대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를 겨냥, "당신네 정당은 사회주의 의료로 가고 싶어한다"며 "그는 사보험을 금지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 바이든 "거짓말쟁이" vs 트럼프 "학점 낮아 멍청" : 바이든 후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겁을 먹고 일부러 저평가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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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후보는 "대통령은 아무 계획이 없다. 그는 코로나19가 위험한 병이라는 것을 알면서 아무 경고도 하지 않았다. 그는 2월에 주식 시장만 보고 있었다"고 공세를 펼쳤다.
바이든 후보는 "그는 (사람들을) 패닉시키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당신은 패닉하지 않았다. 그가 패닉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저평가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20만명이 죽었고 700만명이 감염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훨씬 더 똑똑해지지 않는 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빨리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똑똑하지 않다는 말을 내게 쓰지 마라. 똑똑한 것으로 말하자면 당신은 대학 어디 나왔나. 당신은 델라웨어 대학도 낮은 성적으로 졸업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당신(바이든) 말을 들었으면 수백만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반박하며 "민주당 주지사들은 대통령이 대단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마스크를 확보했고 인공호흡기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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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훌륭한 일을 했고 당신들을 일을 어떻게 하는 줄 모른다. 돼지독감 때 어땠나"라고 반문했다.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경제를 셧다운하지 않았다. 식탁에 자리가 비었고 그것은 누군가 코로나19로 죽었다는 의미다. 나는 그를 신뢰하지 않는다. 우리는 과학자를 신뢰한다"고 받아쳤다.
바이든 후보는 이어 카메라를 정면으로 쳐다보며 유권자들을 향해 "당신은 그가 말하는 것을 믿느냐. 그가 코로나19와 관련해서 말하는 것은 모두 거짓말"이라며 "나는 여기 그가 거짓말쟁이라는 걸 알리려고 나온 게 아니다. 그가 거짓말쟁이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 바이든 "인종차별주의자" vs 트럼프 "급진좌파가 폭력 시위" : 바이든 후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르며 공격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 좌파가 이 나라를 증오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는 "플로이드가 죽었다. 하지만 대통령이 한 게 뭐 있나. 시위 동안 벙커에 들어가 있다가 군인을 동원해 시위를 막고 나서 성경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을 통합하기는커녕 분열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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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진행자인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 앵커가 바이든 후보에 시위가 폭력적인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사태를 지적하자 바이든 후보는 "나는 분명히 내 성명을 냈다. 폭력은 절대 적절하지 않다"며 "폭력은 기소돼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나라에 급진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급진 좌파는 사람들에게 이 나라에 인종차별이 있고 이 나라를 증오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는 "아무도 그렇지 않다"며 "그가 바로 인종차별주의자다"고 반박했다.
월리스 앵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부 백인 우월주의자가 시위를 폭력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며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 시위에서 물러나 폭력에 가담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규탄할 수 있나"고 물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보는 (폭력 시위대) 대부분은 좌파"라며 "우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프라우드보이즈(극우단체)는 물러나 기다려라. 하지만 누군가는 안티파와 좌파에 대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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