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첫 TV 대선 토론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첫 TV토론이 막말과 끼어들기로 얼룩지자 현지 주요 언론의 혹평이 이어졌다.
이번 TV토론에서 두 후보는 서로의 말을 끊으면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서로 뒤엉켜 발언을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순간이 자주 목격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발언하는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자꾸 끼어들자 "입 좀 다무시지. 대통령답지 않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질서를 지켜달라는 진행자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을 탓하며 항의했다가 "당신이 더 자주 끼어든다"는 경고를 받았다.
또 바이든 후보는 탈세 문제를 거론하면서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썼고, 헬스케어 문제를 거론하면서 트럼프를 겨냥해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광대'(clown), '인종차별주의자', '푸틴의 꼭두각시'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만만찮은 막말과 인신공격으로 맞섰다.
그는 바이든 후보를 '슬리피 조'(졸린 조)라고 조롱했고, "반에서 성적이 가장 나빴다"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CNN 방송의 간판 앵커인 울프 블리처는 "지금까지 본 대선 토론 중 가장 질서가 없었다"며 "이번이 마지막 토론이 된다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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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첫 TV 대선토론 [AFP=연합뉴스] |
CNN 앵커 겸 기자인 제이크 태퍼는 "엉망이다. 쓰레기통에 불이 나고 난파된 기차 안에 있는 것만 같다"고 혹평했다.
레스터 홀트 NBC 방송 앵커는 토론이 끝나자 "우리가 뭘 보고 있었던 건지 표현하기가 어렵다.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일부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온라인 기사에 "트럼프, 대선 토론을 불같은 언쟁으로 전락시켰다", "트럼프의 조롱과 기만이 혼란을 부추겼다" 등 제목을 달았다.
정치학자 조너선 번스타인은 블룸버그 통신에 실은 '트럼프는 나라와 자신을 부끄럽게 했다' 제하 칼럼에서 "다른 나라로 송출되지 않길 바라게끔 만든 대선 토론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토론이 진행된 90분 내내 트럼프는 대통령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TV토론은 내달 15일, 22일로 두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다음 토론은 방청객과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는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된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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