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1차 대선 토론 이후 진보계와 보수계, 지지 정당이 없는 이들이 토론에서 승자가 없으며 미국이 패배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전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90분 내내 서로의 말을 끊어가며 날이 선 태도를 보였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 진행을 계속 방해하자 결국 "이 사람아, 제발 입 좀 닥칠래?'라고 대응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반복해서 토론의 규칙을 어기고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학 시절 성적을 비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NBC 뉴스의 앵커 레스터 홀트는 전날 밤 토론에 대해 "정치 담론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공화당 선거 전략가인 러스 슈리퍼는 "토론이 더는 없어도 그것이 문제가 되겠나? 이런 엉망진창으로 누가 대접받아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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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에 따르면 정치 전문가들과 평론가들은 전날 말싸움과 방해, 소리 지르기로 채워진 90분간의 토론이 지치고 사면초가에 몰린 국가의 인내심을 더욱 고갈시켰다고 입을 모았다.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의 편집장 제프리 골드버그는 "이 사람아, 입 좀 닥쳐줄래?"라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발언이 그의 '게티즈버그 연설'이라고 했다. 게티즈버그 연설은 민주주의를 강조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연설이다.
반면 친(親)트럼프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칼럼니스트인 킴벌리 스트러젤은 "이것에서 트럼프는 승리한다"면서 "그는 일관성이 있었으며 법과 질서, 경제, 연방수사국(FBI) 조사와 관련한 민주당의 부패, 바이러스 대응 등 그가 이번 선거에 나온 요점을 말했다"고 평가했다.
선거를 단 35일 앞두고 진행된 토론 이후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실망감도 컸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인 프랭크 룬츠는 "이번 토론은 부동층에 그저 투표하지 말라고 설득했다"면서 "나는 이런 반응을 끌어낸 토론을 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15명의 포커스그룹(여론조사를 위해 각 계층을 대표하도록 뽑은 소수의 사람들) 소속 대다수가 전날 '혼돈의' 토론 이후 여전히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토론 직후 4명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으며 2명은 트럼프 대통령을 뽑겠다고 했다. 나머지 9명은 여전히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 포커스그룹의 대다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혼란스럽다', '거만하다', '강압적이다', '깡패 같다', '미국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이들 대다수는 '예상보다 괜찮았다', '정치인이다', '연민이 있다', '논리적이다', '비전이 부족한 좋은 사람이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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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자식을 둘러싼 말다툼은 계속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끝내 "당신은 가족과 윤리에 관해 이야기 하고 싶은가?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그(트럼프)의 가족에 대해서 우리는 밤새도록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내 가족은 내려와 정부를 도우며 엄청난 재산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경제전문매체 CNBC는 전날 토론에서 두 후보가 자신의 정책에 대한 견해를 유권자들에게 제시하기보다 커다란 갈등만을 보여줬다고 논평했다.
미국 내뿐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번 토론에 대해선 혹평이 지배적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편집장은 "혼돈과 방해, 인신공격, 모욕이 미국의 엄청난 분열과 초조함, 미국 체계 본연의 강점이 더욱 빨리 부식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호주 매체 오스트레일리언의 폴 켈리 선임기자는 토론에 대해 "악의적이고 혼란스러우며 모욕적이었고 종종 요란한 대립이 두 후보 사이의 경멸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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