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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애플 iOS 업데이트에서 발견한 기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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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FILES-US-COMPUTERS-ADVERTISING-WIRELESS-SOFTWARE-APPLE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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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찰나의 사고로 비골 골절 진단을 받아 2개월째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하고 있다. 홀로 오르기 힘든 도로의 턱, 음식점에 설치된 높은 키오스크, 찾기 힘든 장애인 화장실. 불편함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바깥세상을 피해 집에서만 머물던 나날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IT의 발전은 고맙다. 약 때를 알려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대문까지 와주는 택시, 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온라인으로 만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다.

최근 모바일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이동을 위해 택시를 호출하고 기다리는데 지팡이를 짚고 기자 쪽을 향해 걸어오는 시각장애인이 보였다. 유도블록 없이 아스팔트 위를 걷는 그가 혹여 장애물에 다치진 않을까 주시하고 있던 찰나, 그가 골목에서 몸을 틀었다. 양 귀에 꽂힌 이어폰을 보니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을 이용하고 있는 듯했다.

같은 날 애플은 새로운 운영체제(OS) 'iOS14' 업데이트를 발표하고 배포를 시작했다. 애플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처음으로 '위젯' 설치기능을 도입했다. 한 눈에 홈 화면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자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업데이트에 숨겨진 또 다른 기능이 있다. 바로 '소리인식'(Sound Recognition) 기능이다. 애플 측은 "청각장애 이용자를 위해 이 기능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능이 적용되면서 iOS14 이상 이용자는 화재경보, 초인종, 노크소리, 아기울음 소리 등 총 12개 소리를 기기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애플 기기에서 소리인식 기능을 활성화하면 기기는 해당 소리를 탐지한 즉시 이용자에게 알람을 보낸다. 집에서 헤드폰으로 노래를 듣는 이용자가 화재경보 소리인식을 켜주면 외부 소리를 미처 파악하지 못해도 빠른 대피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기능은 애플워치 등 스마트폰이 아닌 기기와도 연동된다.

업데이트 소식을 접하면서 향후 기술의 발전으로 기기가 아이의 울음소리를 분석해 '배고픔'과 '아픔' 등을 구분해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경우 청각장애인 부모가 아이의 건강상태를 쉽게 파악하고 위험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애플의 섬세한 조치는 홈페이지에서도 드러난다. 애플은 홈페이지를 통해 장애인들이 애플 기기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 지 영상(소리)과 글로 소개하고 있다. 시각, 청각, 운동능력(재활), 학습능력 등 그 활용방안도 다양하다.

나아가 회사는 각종 보조기술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를 위해 기기의 기초적인 이용 방법을 알려주는 오프라인 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교육은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식당의 키오스크는 음식 주문을 혁신했지만, 휠체어 장애인에게는 또 하나의 장벽이다. 기술은 우리 일상은 편하게했지만, 세상엔 기술의 혁신이 어렵기만 한 사람도 있다. 기술의 혁신은 누구를 향해야 하는 지 애플을 통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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