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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2020 미국 대선

트럼프 입원에 바이든이 웃을 수 없는 이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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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 치료에 들어감에 따라 트럼프 캠프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캠프가 모두 대선 유세 일정과 전략을 급히 수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서도 특유의 청중 동원력에 의존한 대중 집회로 바람몰이 전략을 구사해왔다. 그러나 이제 최소한 2주일 이상 모든 대중 유세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트럼프 대통령 가족이 참석하는 유세 계획도 보류했다. 그의 가족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지난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첫 대선 후보 토론에 참석했고, 백악관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수시로 접촉해왔기 때문에 이들 중에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

바이든 캠프도 트럼프 확진 사태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텔레비전 광고를 전면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바이든 후보는 그동안 코로나19 감염 등을 우려해 대선 운동을 거의 하지 않고, 델러웨어주 자택에서 칩거 생활을 해왔다. 바이든은 첫 TV 토론이 끝난 뒤 기차 편으로 스윙 스테이트를 순회하면서 직접 유세에 나섰다.

바이든 캠프는 그가 음성 판정을 받았기에 향후 대선 유세 일정을 당장 조정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 입원 중에 바이든이 유세를 강행하면 이것이 오히려 감표 요인이 될 수 있어 고심하고 있다. 바이든 캠프에서는 일시적인 유세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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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9월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대선후보 첫 TV토론을 벌이고 있다. 클리블랜드 AFP=연합뉴스


바이든은 트럼프와 TV 토론 이후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그가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기에 최소한 2주일 동안 자가 격리를 하는 게 방역 가이드라인에 맞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바이든이 트럼프로부터 감염됐다면 토론회 직후에는 음성이었지만, 곧 양성이 될 수 있다.

트럼프 캠프는 후보의 코로나19 감염으로 마지막 역전 기회가 날아갈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백악관, 의회, 대선 캠프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해온 핵심 인사들의 감염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의 첫 TV 토론에 동행했던 대선 캠프의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렵게 됐다.

대선 후보 토론 등 향후 선거 일정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트럼프·바이든 간 2차 TV 토론은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대선후보토론위원회는 1차 토론이 사상 최악의 난장판으로 전락했기에 토론 규칙도 수정하고,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방역 조치를 대대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일로 예정된 펜스 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 간 TV 토론은 일단 예정대로 진행된다. 그렇지만, 이때에도 방역을 위한 특별 대책이 마련될 예정이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 악화로 대선 후보를 포기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포기하거나 업무 수행을 할 수 없으면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새 후보를 선출한다. 그렇지만, 이미 우편 투표와 사전 투표가 진행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 유고 시에는 엄청난 혼란이 발생하고, 대선 날짜를 연기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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