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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일부러 걸렸다" "안걸렸는데 쇼" 트럼프 확진 판치는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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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매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치료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병원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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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소식 이후 온갖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성향의 네티즌들은 특히 "감염 사실 자체를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종의 '쇼'일 가능성을 의심한다는 것이다.

반트럼프 성향의 영화감독인 마이클 무어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트럼프가 대중의 동정심을 얻기 위해 바이러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라니 콥 등 미국 작가들도 트위터에 "이 소식을 믿어도 되나?"라는 트윗 게시물을 남겼다.

'꾀병'이라는 의심도 적잖이 나왔다. 일주일 전 NYT가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환급자료를 토대로 그가 10년간 개인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보도하는 등 대선에 불리한 정황이 짙어지자 '대선 연기' 또는 '대선 패배 명분'을 쌓기 위해 꾀병을 부린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경감시키려 일부러 걸린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됐다. 코로나19 사태가 경제 재개를 하기에 큰 무리가 없는, 독감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의 질병이라고 홍보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또 코로나 치료 과정에서 동원되는 미국 의약품들이 '미국 대통령 임상'을 통해 큰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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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콘리 미국 대통령 주치의가 3일(현지시간)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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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확진 첫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약된 리제네론사의 항체 약물은 큰 화제를 모았다. 더구나 이 약물은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리제네론사 주식 정보가 인기를 끌었다.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사의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동안 두 차례 렘데시비르를 투약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안전성 논란이 있는 해당 의약품에 대한 관심도 올라갔기 때문이다. 앞서 미 정부는 신종 코로나 치료제로 쓰는 렘데시비르 물량을 '3개월치 싹쓸이'하면서 렘데시비르 확보 경쟁에 불을 붙였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조 바이든 후보가 기침하는 영상을 공유하면서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감염시켰다는 음모론 확산을 시도했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 부부가 음성 반응을 보이면서 이 음모론은 힘이 빠진 상태다.

가짜뉴스를 추적하는 빈사이트(VineSight)의 CEO 기든 블럭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음모론이 확인되지 않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확산됐다"며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의 일종인 큐어넌(QAnon)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을 체포하기 위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는 음모론까지 믿고 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의 온라인 가짜뉴스 검열 회사인 킨젠의 편집자 셰인 크리비도 "하위문화로 여겨졌던 인터넷 음모론이 보통의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확산돼 '미친 생각'이 쏟아져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등은 트럼프 대통령 확진 직후 관련 가짜 뉴스에 대한 모니터링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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