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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강경화 남편 美여행…"고향도 못갔는데" 비난 속 "사생활인데 뭔 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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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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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해외여행으로 구설수에 오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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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 구입을 위해 미국 여행을 떠나 논란이 되는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상황에서 이 교수의 여행이 부적절했다는 게 중론이지만, "개인 사생활"이라며 이 교수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美 요트 투어' 떠난 강경화 남편…"우린 고향도 못갔는데"



5일 이 교수의 블로그 등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달 미국 여행을 계획한 후 지난 3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여행 목적은 요트 구입 및 미국 동부 해안 항해로 알려졌다.

이에 외교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상황에서 외교장관의 배우자가 여행을 목적으로 출국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교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자 1차 주의보를 내린 이후, 현재 3차 주의보까지 발령한 상태다.

이 교수는 KBS 취재진에게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느냐"며 "모든 것을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고 말해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또 "하루 이틀 내로 코로나19가 없어질 게 아니다"라며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 조심하면서 정상 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장관 남편은 코로나 관계없이 놀러 다니고 일반 국민은 못 다니는 게 공정하냐"며 공직자 가족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이 교수는) 해외 가는데, 국민들에게 추석 때 고향 방문 자제하라고 했으니 참 힘 빠지는 일이다"라며 "하루 이틀 만에 해결될 코로나는 아니지만 그걸 알고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참고 지내는데. 이 무슨 일인지"라고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인 공직자란 이유로 남편 사생활 구속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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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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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개인 사생활 문제기 때문에 과도한 비판을 삼가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부인이 공직자라는 이유로 남편의 사생활을 억제하거나 구속할 수 없다"며 "특히 개인주의적 사람에겐 간섭이나 통제는 더욱 어렵다. 자기 고집대로, 자기 방식대로 살겠다는데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자기 하겠다는데 연좌제도 아니고 아내가 도와준 것도 아니고 같이 사거나 즐기겠다는 것도 아니다", "마누라 말 잘 듣는 남편들이 많은가? 남편의 사생활이 강경화 장관과 무슨 상관", "강경화 남편이 고가 보트 사러 외국 나가면 안 되는 이유는 뭐지" 등 이 교수를 옹호하는 의견이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라가) 단 하루도 잠잠한 날이 없다"면서도 "이건 개인의 사생활인데 굳이 이런 것까지 따져야 하나"고 지적했다.


與 지도부도 "부적절"…강경화 "남편 귀국 요청 어려워, 송구"



다만 정치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한목소리로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부적절하다"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코로나19 돌봄 취약 관련 현장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강 장관 배우자 논란에 대한 질문에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위공직자, 그것도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며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판이 계속되자, 지난 4일 강 장관은 일부 실국장급 간부들과 업무 관련 회의를 하던 도중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지말라고 설득했음에도 남편이 여행을 간 것이냐'라는 취지의 질문에 "결국 본인이 결정을 해서 떠난 것"이라며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고 답했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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