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신속한 돈 풀기…전세계 달러화 넘쳐나 하락일로
장기 초저금리·통화팽창 국면…위안화 부상에 원화도 동조
바이든 되면 달러 강세 전환…헤지·분산·베팅 적절 활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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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대내적인 ‘돈의 값’이라면, 환율은 대외적인 ‘돈의 값’이라고 할 수 있다. 금리가 국가별로 자체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주로 결정이 이뤄진다면, 환율은 국가간 힘의 균형과 시장의 선택에 따라 주로 결정을 ‘당한다’. 때문에 환율에 대응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금리 변화에 보조를 맞추는 것보다 더 복잡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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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발생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굉장히 신속하고 압축적인 돈 풀기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 즉시 정책금리를 단숨에 제로금리로 만들어버리더니 단 서너달 만에 3조달러 달하는 규모의 자산매입을 단행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여에 걸쳐 시행했던 양적완화 수준의 조치를 몇 달 안에 취한 것이다.
3번째 장기 달러약세 국면 유력=전세계에 미 달러가 풍부해지자 달러의 가치는 하락 일로에 놓였다. 1970년대 이후 약달러의 장기 추세는 1985년 플라자 합의 당시와 2000년 IT버블 붕괴 이후 두번 나타났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세번째 시기에 진입했단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경기가 바닥을 찍고 있는 와중에도 위험 자산의 선호 심리는 최고조에 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타났다. 경기 하강 국면에선 위험 자산을 줄이고 안전 자산 비중을 늘리는게 자연스러운데 막강한 유동성의 힘이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여건) 위축을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자산 시장과 실물 경제 사이의 괴리는 확대됐고, 과열 우려에 따른 신용 위험과 경제 주체 간의 양극화 심화 가능성이 문제로 제기됐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원화는 강세를 보이게 되는데, 원화 가치 상승의 폭은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 그러다 9월 들어 원화와의 동조성이 높은 위안화가 강세를 띠면서 원화도 동반 절상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떠오르는 위안화…동조하는 원화=위안화 가치는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나타낸 중국 경제 상황과 △미·중 국채 수익률 격차 확대, △자본시장 확대 개방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돼 가파른 속도로 상승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정부가 이른바 쌍순환 정책으로 내수 경제를 강화하겠단 입장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값이 올라야 수입물가가 낮아지고, 이를 통해 소비가 진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에는 달러 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로화 강세도 주된 영향을 미쳤다. 유로화는 코로나19에도 유로존 국가들이 경제회복기금 합의에 성공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절상 흐름을 보였다. 그러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유로화 강세에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연준이 지난 8월 공식화한 평균물가목표제 이후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시장은 조금씩 자산 시장의 과열 양상에 대해 우려감을 인식하기 시작하는 듯 하다. 이는 다시 안전자산 선호를 발생시켜 달러의 강세 전환 요인이 된다.
바이든 당선시 달러강세 전환(?)=또 미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불확실성과 미 대선 등은 달러 가치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는 요인이다. 특히 연준이 미 대선 전에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달러의 몸 값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빠른 회복 가능성과 추가 부양책 합의 기대가 위험선호를 자극, 달러 강세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달러의 항뱡이 달라질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가 재선 성공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개연성이 높지만, 바이든 당선시 달러의 강세 전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단 것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980년대 이후 미국 정권별 달러화 가치를 살펴보면 공화당은 달려약세, 민주당은 달러강세 양상을 나타냈다”며 “트럼프 재선시 달러 약세를 통한 경기부양책 가능성을 주목해야 하고, 바이든 당선시 중장기적으로 달러화가 다시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헤지·분산·베팅·예금…다양한 환 전략들=해외펀드 투자자의 경우 기초적인 환율 변동 대비법은 환헤지 옵션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는 환율을 고정시켜 거래하도록 한 것인데, 환차손을 막을 수있지만 환차익도 얻을 수 없다. 헤지에 필요한 비용부담도 발생한다. 기초자산이 속한 경제와 연관된 장기투자에서는 통상 환헤지를 하지 않은 게 정석이다.
각국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것도 추가 비용 없이 리스크를 완화하는 방법일 수 있다. 달러 자산 외에도 유로나 위안화, 엔 표시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환차익과 환차손이 동시에 발생돼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좀 더 공격적으로 앞으로 달러 약세가 더 지속될 것으로 본다면 달러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달러선물지수를 역으로 추종해 달러 값이 떨어질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구조다. 하지만 반대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수익률은 하락하게 된다.
쌀 때 달러 예금 규모를 꾸준히 늘려 놓는 것도 손 쉬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작더라도 예금 이자를 받으면서 향후 달러가치 상승시 비과세인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예금자보호법도 적용돼 원금과 이자, 환차익을 합산해 5000만원까지 보호를 받는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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