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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연합뉴스 '천병혁의 야구세상'

[천병혁의 야구세상] 양현종이 '아홉수?'…그는 이미 레전드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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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양현종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양현종(32·KIA 타이거즈)이 '아홉수'에 걸렸다고 한다.

최근 계속 잘 던지고도 10승 문턱에서 자꾸 미끄러지다 보니 주변에서 '아홉수'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양현종은 8월 28일 SK 와이번스전에서 시즌 9승(8패)째를 올린 뒤 6경기에서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못 던진 것도 아니다.

세 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를 기록하는 등 6경기 모두 5이닝 이상 던졌으나 승리 없이 2패만 당했다.

9월 27일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는 8회 1아웃까지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 타선이 침묵한 탓에 승패 없이 내려갔다.

양현종에게 앞으로 1승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7시즌 연속 두자리 승수를 기록하게 된다.

KBO리그에서 7시즌 연속 두자리 승수는 역대 4위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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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또 한 가지는 양현종이 1승을 추가하면 개인 통산 146승(93패)째를 기록, 역대 다승 순위에서 '국보급 투수'로 추앙받은 선동열(146승 40패 132세이브)과 공동 4위가 된다는 점이다.

역대 KBO리그에서 양현종, 선동열보다 승수가 많은 투수는 송진우(210승 153패 103세이브)와 정민철(161승 128패 10세이브), 이강철(152승 112패 58세이브)뿐이다.

그야말로 기라성같은 스타들이다.

최다승 1위부터 4위까지의 공통점은 1980∼90년대 데뷔한 투수들이라는 점이다.

현역 최다승인 양현종은 2007년 프로에 입문했다.

2000년 이후 데뷔한 선수 중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류현진(KBO리그 통산 98승 52패)과 김광현(136승 77패)이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상태에서 양현종이 외롭게 최다승 기록에 도전하는 상황이다.

양현종은 큰 부상 없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내년 전반기 이강철을 뛰어넘어 다승 3위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또 이르면 내년 후반기, 늦어도 2022시즌 전반기에는 역대 다승 2위에 오를 것이다.

송진우가 보유 중인 KBO리그 최다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몸 관리가 중요하다.

적어도 양현종이 앞으로 6∼7년은 더 던져야 송진우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가능한 도전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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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송진우, 정민철, 이강철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사실 양현종은 현재 이룬 업적만 해도 '레전드급'이다.

통산 선발승만 따진다면 양현종은 벌써 역대 3위 기록을 세웠다.

양현종은 145승 중 구원승이 2승에 불과하고 143승이 선발승이다.

반면 선동열은 146승 중 꼭 절반인 73승이 구원승이다.

이강철도 선발승은 114승이고 구원승이 38승이다.

정민철은 선발 157승에 구원 4승이고, 송진우는 선발 163승에 구원 47승이다.

선발 최다승만 순위를 매긴다면 양현종이 2∼3년 안에 송진우를 넘어 역대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예전 선배들은 선발, 구원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투입되다 보니 고생이 많긴 했지만. 승수를 쌓을 기회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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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양현종은 통산 탈삼진도 1천653개로 역대 5위에 올라있다.

통산 탈삼진은 1위 송진우(2천48개), 2위 이강철(1천751개), 3위 선동열(1천698개), 4위 정민철(1천661개) 순서다.

탈삼진은 양현종이 다승보다 빨리 순위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현종은 통산 1천956이닝을 던져 7위에 올라 있는 등 각종 기록에서 독보적인 현역 1위를 달리며 역대 순위를 한 계단씩 오르고 있다.

최근 한 달 이상 승수를 쌓지 못해 심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이긴 하지만 결국엔 '아홉수'를 넘어설 것이다.

양현종은 지금까지 쌓은 성적만으로도 레전드급 평가를 받아도 된다.

그럼에도 그가 한 계단씩 KBO리그 새 역사를 써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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