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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코로나19 못 막은 트럼프 정부, '집단면역'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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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사회적 봉쇄 대신 집단면역 형성을 추구한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지난 8월 20일 시민들이 마스크 없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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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반년 가까이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집단면역'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법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집단 면역을 추구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 의회 전문지 더힐은 5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날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과 스콧 애틀러스 대통령 의학 고문이 집단면역을 주장하는 3명의 학자들과 만났다고 전했다. 모임에 초대된 학자들은 마틴 컬도프 하버드대 교수, 수네트라 굽타 옥스퍼드대 교수, 제이 바타차리야 스탠퍼드대 교수였다. 이들은 해당 모임에서 코로나19가 청년층 가운데 자유롭게 퍼지도록 내버려 두고 감염 시 위험이 큰 노년층을 따로 격리해 보호한다면 사회 전반적인 봉쇄 를 피하면서도 집단면역을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집단면역은 집단 내 특정 전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구성원 수가 일정 수준(약 60%) 이상으로 증가해 전염병이 더 퍼지지 않는 상황을 의미한다. 코로나19 확산을 멈추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는 지난달 15일 연설에서 "코로나19는 백신이 없어도 종식될 것"이라며 "우리는 집단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마치 집단정신(herd mentality)같이 말이다. 이건 집단적으로 발전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집단면역(herd immunity)'을 잘못 말했거나 일부러 피했다고 추측했다.

스웨덴은 코로나19 창궐 초기부터 집단면역을 주장하며 사회 봉쇄 조치를 하지 않아 막대한 인명피해를 냈다. 반면에 인도에서는 지난 7월 뭄바이 다히사르 등 3개 빈민가 지역에서 인구 57%가 항체를 보유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컬도프는 이날 회동에 대해 "우리는 아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장관은 많은 질문을 던졌고, 우리는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우리측 사례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애틀러스도 같은날 e메일 답변에서 "취약층을 선별적으로 보호하고, 학교 및 사회 활동을 재개한다는 이들의 구상은 대통령의 정책 및 내가 해온 조언과 들어 맞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윌리엄 해네지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집단 면역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이를 추진하면 더 많은 감염과 입원, 사망이 불가피하다" 고 경고했다. 더힐도 집단면역이 가능하려면 우선 백신이 완성되어야 하며 청년층이 코로나19에 죽지 않더라도 여전히 전염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네지는 집단면역 찬성론자들의 주장처럼 청년층과 코로나 취약 계층을 분리하는 과정 자체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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