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인권변호사 출신 애나미 폴
녹색당 선거서… 메이 후임으로
캐나다 중앙 정치무대에서 사상 처음으로 흑인 당대표가 배출됐다.
5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토론토의 인권 변호사 출신 애나미 폴(47·사진)이 지난 3일 열린 녹색당 당권 선거에서 7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지난 14년간 당을 이끌었던 엘리자베스 메이의 후임으로 선출됐다.
카리브해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이날 CBC라디오 인터뷰에서 “내가 2020년이 돼서야 수많은 ‘사상 처음’ 중 하나를 대표하는 일은 없었어야 했다. 우리는 계속해서 이를 되돌아보고 더 잘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당선이) 다음, 또 그다음에는 이런 일이 좀 더 쉬워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 하나가 열릴 때마다 당신은 그것이 영원히 열렸으면 하는 희망을 가질 것이고, 이는 캐나다에는 아주 좋은 일”이라며 “그 안에는 수많은 다양성과 재능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연방 주요 정당에서 유색인종 당대표는 2017년 신민주당 당권을 잡은 재그밋 싱에 이어 그가 두 번째다.
그는 이날 오타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대단히 상징적이고 중요하다”며 “현시점에서 나를 대표하는 정당이 없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더 포용적인 형태의 정치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폴 대표는 “인간의 삶에 대한 실존적 위협”인 기후변화에 대한 캐나다의 대응을 돕겠다는 환경 의제를 내걸고 당권 경쟁에 나섰다.
녹색당은 338석 하원에 단 세 석만 가진 미니 정당이지만, 여당인 자유당이 의회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터라 나름의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다음달 말 토론토 센트럴 선거구 보궐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그는 “지난해 선거에서는 많은 유권자가 자유당과 보수당 사이에서 ‘전략적 투표’를 했지만, 수개월간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은 캐나다인들은 이제 과거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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