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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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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美대선 전 김정은 대신 김여정 방미 주선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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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요미우리, 복수 한·미·일 소식통 인용 보도

실패시 김정은 위상 실추 우려, 김여정 방미 부상

"트럼프 코로나 감염 사태로 실현은 절망적"

외교부, "사실 아냐…비건 창의적 아이디어 없는 내용"

"한때 김여정·이방카 회동 주선 검토, 美도 관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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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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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전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미국 방문을 주선하려 했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7일 보도했다. 지난해 말부터 북·미 대화 교착을 타개할 방안으로 제기된 김여정 제1부부장 방미와 김여정-이방카 회동 주선 등 아이디어들의 최신판이다.

외교부는 즉각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김 부부장의 방미는 여권 내에서 꾸준히 검토하던 방안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신문은 복수의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김여정 제1부부장 방미 카드를 '옥토버 서프라이즈'로 추진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한 취소 등으로 현실화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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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12일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북한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공동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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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좌초한 북·미 비핵화 회담 재개를 위해 미 대선 직전 북·미 '정상급' 회담 개최를 검토했다. 고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에서 점수를 따도록 도와주면 북한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북한 측을 설득했다고 한다.

한국은 당초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을 모색했지만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 같은 결과가 나올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권위 추락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번엔 김 위원장을 대신해 동생인 김 제1부부장의 방미를 주선하는 방안이 부상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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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2018년 2월 10일 오전 청와대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명도가 높고 국내 권력기반도 강한 김 제1부부장이라면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담 상대가 될 수 있다고 한국 정부가 판단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지난 8월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여정의 '위임 통치'를 언급한 것은 "미국 방문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견해도 있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또 김 제1부부장이 지난 7월 10일 담화에서 "가능하다면 앞으로 (미국) 독립절 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 데 대하여 (김정은) 위원장 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밝힌 것도 '방미 사인'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문제는 회담의 주제였다. 비핵화 1단계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넘어서는 조치를 요구하는 미국 입장과 우선적인 대북 제재의 해제를 원하는 북한 입장의 격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이에 한·미 양국이 9월 이후 고위 관계자간 협상을 벌여 찾아낸 절충안이 '한국전쟁 종전 선언'이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종전 선언이라면 북한으로서는 체제 보장의 디딤돌이 되고, 트럼프로서도 대선 전에 어필하기 쉬운 외교 성과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 선언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호소한 것도 북·미회담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여정 제1부부장 방미 협의 도중인 지난달 22일 북한의 한국 공무원 사살 사건이 발생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의 이례적으로 빠른 사과(25일)에 이어 문재인 정부가 신속한 수습에 나선 건 "북·미 관계에 악영향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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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판문점 회동 당시 이방카 선임보좌관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각각 수행원으로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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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는 "한국은 지난 7~8일로 예정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한을 김여정 방미를 위한 최종 조정의 기회로 여겼으나 폼페이오의 방한 취소로 협의는 사실상 마감 시한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런데도 한국과 북한은 김 위원장과 관계가 돈독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희망을 걸고 김여정의 방미 기회를 계속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앞서 지난달 28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종전선언을 포함해 북·미 대화 재개방안을 논의했다. 비건 부장관은 회동 직후 "오늘 논의한 창의적 아이디어들에 아주 감사한다"며 "미국과 한국끼리 할 수 없으며 북한의 참여가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한국 정부가 김여정 제1부부장의 방미를 추진한다는 요미우리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비건 부장관이 말한 창의적 아이디어에도 김 제1부부장 방미 건은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부인했다.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대미·대남관계를 총괄하는 김여정 부부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보좌관과 만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까지 여기에 참여하는 안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여러 채널에서 제기된 적은 있다"면서 "김 제1부부장은 물론 이방카 보좌관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진지하게 추진된 방안은 아닌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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