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 대해 7일 연설..2중적 입장 밝혀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우호 노력 부족, 발전 방해"
바이든 발언은 "반 러시아적"이라면서 핵무기 감축조약 연장은 칭찬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고 24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사진은 이날 모스크바 노보 오가르요보 집무실에서 화상 회의 중인 푸틴 대통령의 모습. 2020.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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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국영TV를 통한 연설에서 미국 대선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면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유감의 말을 쏟아냈다.
AP통신과 국내 매체들에 따르면 푸틴은 이 날 바이든에 대해 " 날카로운 반 러시아 수사법"을 쓴다며 유감을 표하면서도 민주당 후보로서 전략핵무기협정 기한 연장계획을 밝힌 바이든의 말은 칭찬하는 등 2중적 태도를 보였다.
미국 대선에 대해 최초로 구체적인 언급을 하는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가 러시아와 미국간의 관계를 더욱 개선하는데 실패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마도 그것은 미국의 정치인들이 민주 공화 할 것 없이 모두 러시아를 견제하고 우리의 국가적 발전을 방해하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날 푸틴의 대국민 연설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푸틴이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편을 자극하기 위해서 민주당 쪽이 다소 친러 경향이 있는 것처럼 묘사하거나, 그와 동시에 혹시 바이든이 이길 경우에 대비해 민주당 진영에 러브콜을 보내기 위한 말이라는 것이다.
푸틴은 지난 주 대선후보 토론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푸틴의 강아지"라고 부른 것은 사실상 러시아에 대한 찬사이며 "사실상 러시아의 막강한 권력과 영향력을 언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국가위상을 제고해 준 것"이라고도 말했다.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는 러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것,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것 등을 비롯한 여러가지 사건들 때문에 거의 2차대전 이후의 냉전시대 수준으로 악화되어 있다.
지난 주 마이크로소프트사는 2016대선 당시 민주당에 대해 해킹을 했던 같은 러시아군정보국이 이번에도 미국의 정당과 선거 자문단을 포함한 200여개 단체들의 전산시스템을 해킹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은 아직도 미국 선거에 개입한 사실을 거듭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이번에도 갖가지 수단을 동원해서 바이든 후보를 폄훼하고 크렘린과 연관된 여러 인물들을 동원해 트럼프의 재선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믿고 있다.
바이든은 선거운동과정에서 시종 러시아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고 부통령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푸틴은 그의 말을 " 날카로운 반 러시아 수사법"이라고 비난하면서도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거기에 이미 익숙해있다"고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푸틴은 그러면서도 내년 2월이면 종료되는 '뉴 스타트'( New START.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ies ) 전략핵무기감축협정을 연장하려는 바이든의 공약에 대해서는 찬사를 보냈다. 이 조약은 전략 핵무기의 감축을 위해 미국과 소련 사이에 체결된 협정으로서 러시아가 이후 승계해왔다.
그 동안 이 문제에 대한 양국의 연장 협상은 최근까지도 눈에 띄는 진전이 없었고, 러시아 외교관들은 이 협정을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경신한다는 것은 거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푸틴은 68세 생일을 맞아 행한 이 날 연설에서 " 이 문제는 우리 두 나라의 미래의 협력 가능성에서 대단히 중대한 요소가 될 것이다"라면서 러시아는 앞으로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든지 함께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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