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이슈 미술의 세계

3400억짜리 마오쩌둥 족자, 반으로 잘라 7만원에 넘긴 도둑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홍콩에서 3인조 도둑이 3400억원 가치를 지닌 중국 초대 국가주석 마오쩌둥(毛澤東)의 족자 두루마리를 반으로 잘라 헐값 7만원에 넘기는 일이 벌어졌다. 총 7000억원에 달하는 골동품을 훔친 3인조 강도 중 2명은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

조선일보

도둑들이 훔친 길이 2.8m의 마오쩌둥 서예 작품. 반으로 잘려 있다. /홍콩 경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7일(현지 시각)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홍콩의 유명수집가 푸춘샤오씨의 자택에 무단 침입한 도둑 3명은 마오쩌둥이 직접 쓴 서예 7점, 옛 중국 우표 2만4000장, 청동 주화 10개 등 6억4500만달러(약 7400억원)에 달하는 골동품을 훔쳤다. 푸씨는 당시 출장 때문에 중국 본토에 가있었다고 한다.

특히 도난 당한 물건 중에는 마오쩌둥이 직접 쓴 ‘홍군 제4라여부 정치부 포고’가 포함됐다. 이 물품은 길이 2.8m의 족자 두루마리 형태로 가격은 최소 3억 달러(약 3450억원)에 달하며 그 가치를 평가하긴 어렵다고 소유주인 푸씨는 밝혔다. 홍콩 현지 경찰은 “도둑 일당 셋 중 누군가는 족자가 너무 길어 보여주고 이동하기 불편하다고 판단해 족자를 반으로 잘랐다”고 밝혔다.

푸씨는 “족자가 반으로 찢겨진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며 “작품의 가치에 확실히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그 영향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소더비 경매에서 마오쩌둥이 붓글씨로 쓴 자필 편지는 67만달러(약 7억7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도둑 일당은 반으로 갈라진 족자 두루마리 두 조각을 각각 미술품 수집가, 도난품이 가짜라고 믿는 구매자에게 65달러(약 7만4000원)에 넘겼다. 이후 구매자는 지난달 22일 경찰의 공개수배를 확인해 신고했고 두루마리의 소유권을 포기했다.

조선일보

마오쩌둥


현지 경찰은 구매자(49)에 대해 도난품을 구입한 혐의로 체포했으나 현재 보석으로 석방했다. 경찰은 도둑 용의자 남성(41) 한 명과 이 남성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또 다른 남성(47) 한 명을 붙잡았으나 다른 도둑 두 명은 여전히 추적 중이다. 도난품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이세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