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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바이든도 아니다... 지금 워싱턴 최고 중요인물은 '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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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ㆍ과감한 코로나 위기 대응 호평
"누가 대통령 되든 연임시킬 것" 전망
한국일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9월 24일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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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 속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이상으로 주목받는 이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국면에서 과감하고 신속한 부양 정책을 이끈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다.

미국 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차기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위기에서 계속 회복할 수 있을지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2년 2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파월 의장의 재신임 여부가 일찌감치 시장의 관심사로 부상했음을 상징한다. CNN은 "트럼프의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 중단 지시로 투자자와 소비자, 기업들이 더는 백악관과 의회에 재정적으로 기대기 어려워졌다"면서 "반면 연준은 경기부양을 위해 온갖 방법을 써왔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3월 금리를 0.00~0.25%로 전격 인하했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우려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내린 고강도 처방이었다. 이후 사태가 장기화하자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을 촉구하면서 "최소 3년간 현재의 '제로(0)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연준은 2조2,000억달러(약 2,536조6,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지원용 긴급대출 제도도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 미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의 래리 애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연준의 대응 속도와 규모는 칭찬받을 만하다"면서 "파월이 원한다면 연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 캘훈 스티븐스공대 교수도 "파월은 위기 상황에 매우 결단력 있고 망설임 없이 대처했으며 연준의 통화정책은 효과적이었다"며 "다른 사람을 의장으로 세우는 건 합리적이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 같은 여론을 고려할 때 파월 의장은 내달 3일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무난하게 재신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연준이 기준금리를 충분히 인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파월 의장의 대응에 힘을 실어줬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파월 의장의 거취에 대해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CNN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정부에서 지명된 벤 버냉키를 재지명한 사례를 들어 잔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애덤 CIO는 "미국 경제는 낮은 금리와 더 많은 재정 지원을 원한다"며 "바이든이 당선된다 해도 경기부양의 연속성을 위해 재신임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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