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 심판하기 위해 대거 사전투표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해병대 병사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백악관 웨스트윙 오벌 오피스 문을 지키고 서 있다. 코로나19로 입원 치료를 받고 지난 5일 퇴원한 트럼프 대통령은 가급적 언론 앞에 나서지 않고 있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
11월 3일 미국 대선을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모든 지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나오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직후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급부상하면서 트럼프 캠프는 최고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공화당의 아성인 노년층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 방식에 염증을 느끼며 대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쪽으로 기울면서 트럼프 캠프의 위기는 배가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발표된 모든 대선 관련 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사상 최저를 기록한데 비해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사전투표도 기록적으로 증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확률이 82.8%까지 치솟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설문조사 업체인 '파이브써티에잇'의 조사 결과를 인용, 이같이 전했다.
파이브써티에잇의 조사결과,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확률은 82.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일 82.3%에서 더 상승한 것이며, 조사 이래 최고치다.
이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확률은 16.7%였다. 이는 6일 조사의 17.2%에서 더 하락한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선거인단 538표 중 352표를 획득, 압도적 과반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비해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실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사상최저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입소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9%였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 유권자 660만 명이 이미 사전투표를 완료했으며, 이는 직전 대선이었던 2016년 대선보다 10배 많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사전투표가 이토록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11월 3일 투표일에 앞서 투표를 마쳤기 때문으로 분석되며,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실망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플로리다 대학의 교수인 마이클 맥도날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전투표를 하는 것을 처음 봤다”며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이미 완료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심판하기 위해 대거 사전투표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지표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건강을 가장 중히 여기는 노년층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크게 실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들은 공화당 지지층이어서 트럼프 캠프에 두 배로 타격을 가하고 있다.
현재 전연령층에서 양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2%p~16%p 정도로 바이든 후보가 앞서가고 있다. 그러나 노년층에서 최대 27%포인트(p)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발표된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서 65세 이상 유권자에서 바이든 후보는 62% 대 35%로, 최대 27%p까지 격차를 벌렸다.
CNN방송이 여론조사기관 SSRS와 지난 1~4일 미국 성인 12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65세 이상 유권자 사이에서 바이든 후보는 60%의 지지를 받아 트럼프 대통령에 21%p 차로 앞섰다.
1년 전 CNN 조사에선 11%p 차이를 보였는데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이 유권자 층에서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7%p 차로 앞섰었다.
미국 전체 유권자 중 고령층 비율은 25% 정도다. 이 유권자층에서 15%p 이상 잃게 되면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긴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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