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면을 손으로 쓸면 꽃들이 하나 둘 씩 스러지는 팀랩의 '증식하는 무수한 생명'. teamLab: LIFE, Seoul © teamLa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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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꽃이 피는 팀랩의 '꽃과 사람, 제어할 수 없지만 함께 살다'. teamLab: LIFE, Seoul © teamLa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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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전시장 벽을 쓸면 손길이 닿은 자리에 있던 꽃들이 소리 없이 스러지고 코끼리가 놀라 달아난다. 한 발자국 움직이면 그 아래로 물길이 갈라지고 꽃이 피어난다.
지난달 2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팀랩: 라이프’전은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작품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이다. 기존에 전시장에 여러 프로젝트로 빛을 투사해 관객의 시각과 청각을 사로잡았던 미디어아트 전시에서 한발 더 나아가 관객이 직접 참여해 작품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한번에 50명까지 입장 인원 제한에도 불구하고 일 평균 방문객이 500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팀랩은 2001년 일본에서 시작해 전세계 700여명의 작가, 프로그래머, 수학자, 건축가 등이 활동하며 집단 창작을 추구하는 예술가 그룹이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 작가 9명을 포함해 총 30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호주 등 30여개국에 전시를 수출해 누적 관람객이 2,800만명을 넘어섰다.
꽃잎들이 모여 동물의 형상을 이루고 사람의 손길에 의해 흩어지는 팀랩의 '꽃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 teamLab: LIFE, Seoul © teamLa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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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발자국에 따라 흐름이 달라지는 팀랩의 '고동치는 대지'.teamLab: LIFE, Seoul © teamLa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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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딛으면 꽃잎이 모여들고 물결치는 팀랩의 '고동치는 대지'. teamLab: LIFE, Seoul © teamLa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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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생명을 주제로 꽃과 동물, 파도, 대지 등의 이미지를 8개의 암실에 빛으로 투사해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한다. 거대한 파도가 치는 벽면을 관객이 지나가면 물결은 더 거세지면서 요동치고, 폭포가 쏟아지는 벽면에 손을 대면 폭포의 흐름이 달라지는 식이다. 관객의 발자국을 따라 나비 떼가 몰려들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한다. 팀랩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관계도,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하지만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생명은 존귀하며 ‘살아 있다’는 사실은 긍정하고 싶다”라고 설명한다.
배우 정려원, 전지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가수 엄정화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고 있는 '팀랩: 라이프'전을 방문해 전시를 즐기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나 갤러리, 대형 전시기획사가 아닌 연예기획사 ‘문화창고’가 주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배지운 문화창고 전시담당 이사는 “장르는 다르지만 대중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대중문화와 미술이 공통점이 있다”며 “연예인의 미술 전시장 방문으로 대중들이 좀 더 쉽고 친숙하게 미술을 접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소속 배우인 전지현을 비롯 가수 엄정화, 배우 정려원 등이 전시장을 다녀갔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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