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누신 빠른 협상처리 압박...민주당은 요지부동
펠로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추적비용 부족"
공화당 내에서는 3000억달러 초미니 부양책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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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책을 1조8000억달러로 증액해 제안했지만 미 의회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장관이 의회에 서한을 보내 부양책의 빠른 타결이 미국경제를 살리는 길이라 강조했지만,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 뿐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미 대선 전 타결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1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경기부양책 협상이 타결되기 전에라도 아직 사용되지 않은 중소기업 급여보호 프로그램(PPP)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즉시 표결을 진행해달라"고 읍소했다. 이들은 이어 "부양책 협상 항목을 전부 합의하지 못하면 아예 합의할 수 없다는 식의 접근은 미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압박성 발언도 덧붙였다. PPP자금은 지난 3월 실시된 부양책에서 이미 통과된 항목이지만, 민주당은 남은 자금의 사용 여부를 두고 부양책 협상이 통과되기 전까지 불가능하다고 밝힌 상황이다.
민주당은 2조2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부양책에 코로나19와 관련한 바이러스 검사나 추적, 치료예산이 불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날 므누신 장관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30분 정도 통화했지만 민주당 요구수준에 미치지 못해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부채의 급증을 막아야한다는 이유로 2조달러 미만의 부양책을 원하는 상황이다.
공화당에서는 오히려 백악관과 정부의 부양규모가 크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공화당 일부 상원의원들은 3000억달러 규모의 초미니 부양책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민주당의 반대 뿐만 아니라 공화당 내 초미니 부양책 지지자들도 설득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므누신 장관과 통화 후 민주당 동료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경기부양책은 많은 부분에 있어서 부족하다"며 "1보 전진을 위해 2보 후퇴하자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교착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부양책에는 바이러스 확산 억제를 위한 전략적 계획이 부족하고 미국 가정에 대한 재정지원과 주ㆍ지방정부 지원도 부족하다"며 "주당 600달러의 연방 실업수당도 재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 대선 전 부양책 통과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치 매코널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부양책이 3주 안에 나올 것 같지 않다"고 밝히며 대선 전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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