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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인공위성과 우주탐사

[실리콘밸리 리포트] MS 개발자대회 가보니…"인공위성 데이터도 구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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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록히드마틴이 공동으로 진행 중인 달 착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위해 기술자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를 쓰고 작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마이크로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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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달 23일 개최한 '이그나이트' 이벤트는 컴퓨터를 이용해 기술을 개발하는 이 회사가 기업 고객들을 위해 무엇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벤트였다. 대표적 사례가 인공위성을 저렴한 비용으로 구독할 수 있게 한 제품을 발표한 것이다. 오늘날 인공위성을 하나 날리기 위해서는 가장 싼 방법을 쓸 경우 1000만달러(약 116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용량과 데이터에 따라 과금하는 MS의 클라우드 솔루션 '애저'를 구독하면 인공위성을 직접 띄우지 않아도, 인공위성과 교신하는 통신기지국을 만들지 않아도 인공위성을 소유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아마존 역시 '그라운드스테이션'이라고 해 비슷한 제품을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발표한 일이 있다.

오늘날 인공위성 데이터는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날씨 예측뿐만이 아니다. 위성사진 정보를 활용해 유조선의 부유 정보와 전 세계 기름탱크 사진의 잔유량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향후 기름 가격을 예측하는 스타트업 '오비털인사이트'의 사례도 있다. 농업과 교통 변화 예측 등을 위해서도 위성정보는 쓰이고 있다. 이런 기업들이 인공위성을 날리고 싶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주저하는 것을 아마존과 MS 같은 기업들이 해결해주는 것이다. 대신 아마존과 MS 등은 인공위성까지 자신들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연결해 광범위한 통합 인프라스트럭처를 만들어 고객 기반을 넓히는 상황이다.

MS가 B2B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은 인공위성뿐만이 아니었다.

MS는 이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포함해 제조,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자사 제품 '홀로렌즈2(HoloLens 2)' 활용 사례를 발표했다. 홀로렌즈2는 머리에 착용할 경우 혼합현실과 홀로그램을 보여주는 일종의 컴퓨터 장치. 스마트폰이나 PC와 연결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번 이그나이트 이벤트에서는 2024년을 목표로 NASA에서 추진 중인 달 착륙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임무를 수행할 우주선 '오라이언' 조립에 홀로렌즈2가 사용되는 장면이 나왔다. 오라이언 우주선 내부에는 승무원들이 앉게 될 좌석 4개가 있는데, 여기에 모두 홀로그램이 띄워지면서 종이나 PC, 태블릿이 없어도 우주선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는 발표도 이뤄졌다. 홀로렌즈2 사용 사례는 우주선뿐만이 아니라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에서도 등장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의료팀은 홀로렌즈2를 이용해 환자들을 원격으로 치료할 수 있었다.

MS는 또한 기업들을 위해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인공지능 엔진 중 하나인 GPT-3를 자사 클라우드 제품인 '애저'를 통해 독점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GPT-3는 오픈AI라고 하는 연구소가 만들고 있는 엔진으로 현재 인간과 가장 유사한 텍스트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MS는 이그나이트 행사를 통해 GPT-3가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될 경우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커피머신을 판매하는 회사가 있다고 하면, 이 회사는 고객들의 AS 과정 대부분을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도 있게 된다.

이처럼 MS는 이번 '이그나이트' 이벤트를 통해 기업 고객들을 위한 솔루션을 대거 내놓았다. 한편 MS뿐만 아니라 미국의 수많은 IT 기업들은 '이그나이트' 같은 개발자 콘퍼런스를 통해 기업 구성원들이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콘퍼런스에 사람들을 보내는 기업들 입장은 간단하다. 이런 콘퍼런스에 사람들을 보내야만 구성원들이 신기술에 업데이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MS 같은 기업들은 콘퍼런스를 통해 자사 제품에 고객들을 더욱 묶어둘 수 있는 효과를 노린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전례 없이 모든 것이 제한받는 이 시대에 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 역량의 집중도(Tech Intensity)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기술 집중도란 '기술을 얼마나 많이 받아들이느냐(Tech adoption)'와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조직 내부 인력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가(Tech Capability)'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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