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트럼프와 바이든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9.8%p까지 벌어졌다. 온라인 베팅 사이트 ‘프리딕트잇’(PredictIt)에서 제공하는 바이든 당선 확률은 60% 중반까지 상승했다. 보수적이고 과격한 정책, 코로나19로 인해 초래된 경제 위기가 트럼프를 코너로 몰고 있다. |
통상 대선 직전에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다가 취임 후에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닷컴버블과 금융위기의 경우를 제외하고 선거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금융시장은 우상향 추세를 이어갔다.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도 초기에는 부정적 전망이 팽배했지만, 선거 1년 이후 주식 수익률은 21.3%에 달했다. 이는 클린턴2기와 오바마2기에 뒤이은 높은 수익률이다.
대선과 함께 상하원 의회 선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사태로 민간부문의 자생력이 약해져 공공이 주도하는 수요 창출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상원의 1/3, 하원은 전체가 선거 대상이다. 하원은 민주당 과반이 유력시된다. 상원 결과에 따라 통일의회(상하원 장악), 분리의회 여부가 결정된다.
통일의회에서는 대체로 재정지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든다. 실제로 통일의회이던 오바마 집권 2년차까지는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확대됐지만, 하원을 공화당이 차지한 3년차부터 6년차까지는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 7년차부터는 상하원 모두 공화당으로 통일된 의회였는데, 재차 재정지출은 늘고 수입은 줄었다. 트럼프 정부 하에서도 코로나19 충격 이전까지 흐름은 같다. 공화당 과반 의회였던 집권 2년차까지는 감세 정책 등으로 재정적자가 확대됐고, 중간선거 이후 하원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나서부터는 재정 수입이 재차 늘기 시작했다.
통일의회에서는 부채한도 협상 관련 마찰도 상대적으로 적다. 지금은 공공 주도의 수요 창출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년 7월은 부채한도 유예가 만료되는 시점이다. 이번 의회 선거에서 민주당 중심 통일의회가 된다면 현대화폐이론(MMT)식 확장재정 기조는 순항하겠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차질이 우려된다.
종합하면 트럼프와 바이든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는지도 중요하지만 상하원 의회 구조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의회 선거에서 상하원 공히 민주당이 차지한다면 기축통화국 지위 하에 펼쳐지는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가 순항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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