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미래관계협상 시한 다가오자 늦추기로
'합의 가능성 염두에 둔 것' 해석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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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유럽연합(EU)과의 미래관계 협상에서 강공을 펼쳤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협상 시한을 늦추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영국은 당초 협상 시한을 15일(현지시간)로 못 박았지만, 존슨 총리가 16일까지 예정된 EU 정상회의를 보고 향후 행보를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돼 추후 협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총리가 EU 정상회의의 결과를 듣길 바라며 이를 영국의 다음 행보를 세우기 전 반영하려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그동안 15일을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정하고 그때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협상 테이블을 떠나겠다고 EU를 압박해왔다.
이 성명은 존슨 총리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과 화상회의를 진행한 뒤 나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존슨 총리와의 통화 후 트위터를 통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EU는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대가를 치르진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15~16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회의한다. 이 자리에서는 EU와 영국 간의 관계와 함께 현재까지 협상된 내용을 확인하고 향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논의한다. 양측의 협상이 입장 차를 유지한 채 교착상태에 놓였다는 평가가 많아 협상이 결렬될 경우 EU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한다. 정상들은 미셸 바르니에 EU 측 협상 수석대표에 합의를 할 수 있도록 협상을 강화하라고 주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총리가 EU 정상회의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한 것은 협상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측 협상 수석대표가 쉽진 않겠지만 향후 2주간 강도 높은 추가 논의를 진행하면 양측 간 입장 차를 좁힐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총리에게 보고한 결과라는 게 현지 언론의 평가다. 존슨 총리는 EU 정상들의 입장을 확인한 뒤 향후 협상을 유지할 지를 놓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EU는 지난 2일 9차 협상을 마지막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 지은 상태다. 하지만 이후에도 양측 정상의 합의로 비공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협상 쟁점은 국가 지원금과 공정경쟁에 관한 원칙, 영국 해역 어업권, 안보ㆍ범죄 수사 관련 정보 공유, 상품 무역과 금융 등 서비스 거래 관련 이슈 등이 있다. 개별 안건마다 입장 차가 뚜렷한 상황이어서 단기간 내 모든 합의를 마무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일부 항목에서만 합의를 하는 '스몰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EU 정상회의 후 양측이 대화를 지속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협상은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2월31일 종료되는 전환 기간에 맞춰 실무와 의회 비준 절차 등을 고려해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이 다음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15일을 목표로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양측 협상이 '노딜(No Deal)'로 마무리될 경우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노딜브렉시트가 될 경우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향후 수년간 6.5%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프랑스기업연맹, 독일산업협회, 이탈리아공업총연합은 공동 성명을 통해 "포괄적 합의를 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구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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