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캐나다 모델 원하지 않아…내년 1월 호주 모델로 떠날 수도"
근본적 접근방식 변화 요구…협상 문 완전히 닫지는 않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추가 양보 없이는 자유무역협정(FTA) 없이 유럽연합(EU)과 완전히 결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슨 총리는 EU 정상회의 이틀째인 이날 TV로 중계된 성명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내놨다.
EU 정상들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향후 몇주 동안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합의가 가능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영국에 촉구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동시에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한 준비 작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존슨 총리는 "우리는 (협상) 개시부터 우정과 자유무역에 기반한 캐나다 스타일의 관계보다 더 복잡한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EU 정상회의에서 전해진 소식을 보면 이것이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는 "그들은 우리 입법의 자유와 어업을 계속 통제하기를 원한다"면서 "이는 독립 국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말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종료 시점까지 10주밖에 남지 않은 만큼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우리는 내년 1월 1일 글로벌 자유무역의 간단한 원칙에 기초한 호주 모델과 비슷한 협정을 가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화물운송업자, 여행객 등이 모두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존슨 총리는 "우리는 대안을 받아들일 준비를 할 것이며, 우리의 국경과 어업을 통제하고 독자적인 법을 제정하는 등 독립국으로서 매우 번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얘기하는 것은 근본적인 접근 방식의 변화가 있으면 다시 오라는 것"이라며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영국은 지난 1월 말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단행했지만,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연말까지 전환기간을 설정했다.
전환기간에 영국은 EU 회원국과 같은 혜택을 계속 누릴 수 있으며, 이 기간 양측은 자유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만약 양측이 연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관세 등 무역 장벽이 발생해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영국은 협상 초기부터 EU와의 통상관계는 EU와 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 경제무역협정'(CETA)과 비슷한 수준을 원한다고 밝혔다.
CETA에 따르면 상품 관세는 98% 면제되지만, 서비스 부문은 일부만 협정에 포함됐다.
호주 모델의 경우 기본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기반한 느슨한 무역 관계를 갖되, 항공 등 중요한 분야에서는 별도 합의를 체결하는 방식이다.
어선을 타고 스코틀랜드 연안을 둘러보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
스카이 뉴스는 존슨 총리의 성명이 EU 입장에서 낙관적인 것도, 비관적인 것도 아니라고 분석했다.
근본적 변화가 있으면 다시 협상이 가능하다고 얘기한 만큼 양측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존슨 총리가 완전한 '노 딜'보다는 호주 모델에 대비하겠다고 밝힌 점 역시 파국을 원하지는 않는 것으로 해석됐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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