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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사설] 고위험시설 인파·등교 확대… 코로나 경각심 풀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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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코로나19 사태가 살얼음판이다. 어제 신규확진자가 91명으로 사흘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요양·재활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꼬리를 물고 있다. 경기 광주 SRC재활병원과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에서 각각 51명, 73명의 환자가 쏟아졌다. 고령 만성질환자가 많아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해외에서도 코로나19는 맹렬한 기세로 번지고 있다. 전 세계 하루 신규확진자가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환자는 어제 4000만명을 돌파했다. 유럽에선 가을·겨울 대유행이 본격화됐고 미국에선 하루 확진자가 7만명 안팎으로 치솟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첫 주말에 전국 유원지·관광지 등에는 단풍철 나들이객이 북적였다. 다시 문을 연 유흥주점과 클럽, 노래연습장 등 고위험시설에도 인파가 몰렸다. 인천 남동구의 한 주점에서 16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서울 강남구의 한 콜센터에서도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5월과 8월처럼 방역 고삐를 늦추면 고위험시설의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악순환 조짐이 이번에도 나타나는 것이다. 게다가 오늘부터 전국 유·초·중·고교의 등교 인원 제한이 학생 3분의 2로 완화된다. 초등학교 1학년은 대부분 지역에서 매일 등교한다니 교육현장 방역에 빈틈은 없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와중에 정부는 이달 말부터 국민 1000만명 이상에게 숙박·관광·공연·전시·체육·외식·농수산물 등 8대 소비쿠폰을 뿌리고 문화·관광, 미술·박물관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내수를 살리기 위해 1조원가량의 소비 붐을 일으키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하지만 섣부른 내수 촉진이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할지도 모를 일이다. 방역의 둑이 무너져서는 경제도 망가질 수밖에 없다. 긴장의 끈을 풀 때가 아니다.

무엇보다 가을·겨울 대유행을 막는 게 화급한 일이다. 방역 당국은 방역의 사각지대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밀폐·밀집·밀접(3밀)’ 등 고위험시설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재활·정신병원과 요양원 등 취약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중증환자 병상과 격리시설을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상황을 감안해 내수 활성화 대책과 문화 이벤트 등을 탄력적으로 추진하기 바란다. 주요국의 감염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해외 감염원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일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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