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매물 조금씩 늘기 시작…2주간 11.6% 증가
집값 하방압력 갈수록 커져…전세난, 중저가 매수세가 변수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News1 이동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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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장기간 관망세가 계속되던 서울 아파트 시장에 추석 이후 매물이 조금씩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에선 1억원 이상 값을 낮춘 급매물도 속속 등장해 집값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1283건으로, 추석 직후인 이달 5일 (3만6987건) 대비 4296건(11.6%) 증가했다. 이는 온라인상에 등록된 아파트 매물 중 중복된 매물을 제외하고 집계한 수치다.
이달 초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추석이 지나면서 증가세로 전환해 지속해서 늘어나는 모습이다. 약 2주 기간 중 주말, 연휴를 빼곤 11일간 줄곧 매물이 늘었다. 주말은 일부 거래가 되며 소폭 등락이 있을 뿐, 전반적인 매물 건수는 우상향하는 분위기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가 이달 5일 2738건에서 19일 3132건으로 394건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이어 Δ강남구(3283건→3670건, 387건↑) Δ서초구(3227건→3595건, 368건↑) Δ도봉구(1136건→1392건, 256건↑) Δ성북구(1694건→1945건, 251건↑) Δ양천구(1593건→1838건, 245건↑) Δ송파구(2348건→2588건, 240건↑) 등이다.
그동안 서울 아파트 시장은 6·17 대책, 7·10 대책 등 잇따른 규제와 코로나19 등에도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나서면서, 매도-매수자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펼쳐지며 관망세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팽팽하던 힘의 균형이 깨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관련 법 통과로 규제가 본격화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주택 보유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서 매수우위지수는 지난달 93.2를 기록, 4개월 만에 기준선(100) 아래로 내려왔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주간 기준으로는 지난주 85.9까지 떨어졌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밀집 지역.© News1 구윤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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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 마이너스(-)0.01%를 기록해 18주 만에 하락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8주 연속 0.01%를 유지하다 2주 전 보합(0)으로 내려섰고, 지난주 하락 전환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1%로 보합권에 있다.
매수세가 주춤해지고 매물이 늘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눈에 띄게 값을 낮춘 급매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송파구 대표 재건축인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 주택형 로열층이 최근 22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직전 최고 호가(23억5000만원) 대비 1억5000만원 떨어진 값이다. 그동안 2000만~3000만원가량 값을 낮춘 매물은 간간이 있었으나, 1억원 이상 값을 내린 급매물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도 로열층 전용 76㎡가 20억9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직전 호가(22억5000만원) 대비 1억6000만원가량 떨어진 것이다. 큰 면적인 전용 84㎡에서도 종전 호가 대비 1억원 정도 값을 낮춘 매물이 발견되고 있다.
정부가 고가주택과 다주택에 대한 보유세를 대폭 강화했고, 내년 6월부터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가 크게 늘기 때문에 그 전에 집을 팔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집값 하방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임대차보호법 개정에 따른 전세난이 매매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고 중저가 단지의 매수세가 아직 유지되고 있어,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이어지기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9월부터 감소세이긴 하지만 가격이 본격적으로 빠졌다고 보기엔 어려운 면이 있다"며 "아직 중저가 단지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보합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거래량이 너무 적어 시장 상황을 판단하기엔 어렵지만, 임대차법과 보유세 영향 등으로 하방압력은 받을 만한 시기"라며 "6개월 내로 단기적인 조정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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