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네바다주 유세·캠프회의서 말폭탄
코로나19 보도 CNN엔 ‘멍청한 ○○○’ 욕설
DNI수장 “‘헌터 스캔들’ 러시아 개입 아니다”
캠프, TV토론 ‘외교정책’ 중심 주제 변경 요구
트럼프, “파우치 재앙”…바이든 “미국인 피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프레스콧공항에서 선거유세를 벌이고 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州)와 네바다주에서 거침없이 말폭탄을 던졌다. 대선을 2주 남기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넌더리가 난다며 언론·전염병 최고전문가 등 타깃을 가리지 않고 범죄자·재앙이라고 했다. 지지층 규합 차원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쟁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차남인 헌터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쟁점화 수위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 프레스콧공항 유세에서 “팬데믹에 넌더리가 나고 있다”며 “CNN을 틀면 코비드(코로나19)만 다룬다. 왜 그러는지 아는가. 투표 얘긴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사람들은 곧대로 믿지 않는다. CNN, 이 멍청한 ○○○”이라고 했다. 바이든 후보를 놓고도 팬데믹 대응에 과학자 말을 믿고 있다고 조롱했다. 미 전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 언론은 당혹스러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바이든 후보를 왜 범죄자라고 부르느냐’고 묻자, “그는 범죄자다. 노트북 컴퓨터 (기사를) 읽었다. 그걸 보도하지 않는 당신들도 범죄자”라고 쏘아붙였다.
뉴욕포스트가 지난 14일 헌터의 노트북 하드디스크 복사본을 입수해 우크라이나 천연가스업체 부리스마의 고문이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 시절에 만났다는 걸 뒷받침하는 e-메일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는데 주요 언론이 다루지 않는 걸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내용을 바이든 부자(父子)가 권력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사례로 본다.
‘헌터 스캔들’의 신빙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는데, 정보당국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존 랫클리프 국장이 이날 폭스비즈니스에 나와 “헌터의 노트북은 러시아의 허위정보전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밝힌 데 보수층은 고무된 분위기다. 러시아 공작설을 미는 야당의 주장을 일축한 셈이어서다. 랫클리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신으로 통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로 넘어오기 전 네바다주에선 2000여명의 선거캠프 관계자와 전화회의를 갖고 “(선거는)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바이든은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용은 백악관 출입기자도 들을 수 있게 한 것이어서 작심발언으로 해석됐다.
빌 스테피엔 트럼프 선거캠프 선대본부장이 19일(현지시간) 대통령토론위원회에 22일로 예정된 TV토론의 주제를 외교정책에 초점을 맞춰 변경해야 한다고 요청한 서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트럼프 선거캠프는 측면 지원을 했다. 빌 스테피엔 선대본부장은 대통령토론위원회(CPD)에 서한을 보내 22일로 예정된 TV토론의 주제를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미 정해진 6가지 주제(코로나19 대응·미국의 가족·인종·기후변화·국가안보·리더십)으론 트럼프 대통령이 강점을 보이고, 바이든 후보엔 약점인 외교정책을 놓고 충분히 얘기할 수 없다면서다. 또 ‘헌터 스캔들’ 관련, “바이든이 헌터의 주선과 중국 관련 에너지 업체로 인해 재정적 수혜를 입었다는 새로운 정보도 드러났다”며 “미국 대통령에 출마한 주요 정당의 후보가 중국 공산당과 타협한 거라면, 미국인은 그에 대해 들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화회의에서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재앙’이라고 조롱했다. 그는 “사람들은 파우치와 이 모든 멍청이들 얘기를 듣는데 진절머리를 낸다”고 직격했다. 파우치 소장이 CBS방송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내심 과학을 믿으면서도 약하게 보일까봐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한 보복성 발언으로 읽혔다.
바이든 후보는 성명을 내고 “미국인이 지쳤다”며 “바이러스에 대해 당신(트럼프)이 하는 거짓말에 넌더리가 난다”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