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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국민의짐 안 되길” vs 야당 “예의 지켜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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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 "근거 없는 자치사무 국정감사는 이제 그만해야" [전문]

세계일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사과 요구에 이 지사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일단락됐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소속 모 국회의원과 보수언론이 ‘이재명이 홍보비를 남경필의 2배를 썼다’, ‘지역화폐 기본소득 정책 홍보가 43%로 많다’며 홍보비 과다로 비난한다”며 “음해선동에 몰두하니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짐으로 조롱받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설전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 게재한 ‘국민의짐’을 언급하며 “국회에 대한 태도에 대해 할 말 없냐. 제1야당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이 지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 얘기(국민의짐)를 들을 정도로 하면 안 된다’고 충고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박 의원이 “너무 정치적이라고 보지 않냐”면서 “큰 일을 하실 분이고 큰 뜻 가진 분이라면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고, 이 지사는 “평소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도정을 비판하려면 합리적 근거를 갖고 해야지 ‘남 전 지사가 쓴 예산을 올려놓고 두 배 썼다’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의 이같은 발언에 박 의원은 “제1야당에 대한 존재가치가 있는데 지금 이런 상태로는 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같은 당 김은혜 의원은 이 지사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국토위 간사 송석준 의원도 “명확한 당 이름이 있는데도 국민의짐이라는 조롱 어린 용어에 대해 ‘뭐 잘못된 게 있느냐’고 말씀하시는 건 국민으로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며 박 의원을 거들었다.

결국 감사반장인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나서 “원활한 감사를 위해 유감 표명 등을 해달라”고 하자, 이 지사는 “사과는 마음에 있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는 선의에서 한 말인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 상처받을 수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나며 일단락됐다.

한편 이 지사는 국감 전인 18일 “근거없는 자치사무 국정감사는 이제 그만해야”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지사는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를 시행하고 헌법에 의거하여 선거로 구성되는 지방정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한다”며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권한이 없다. 법에도 감사범위를 국가위임사무와 국가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에 한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니 법을 지키는 것도 솔선수범해야 하고 스스로 만든 법이니 더 잘 지켜야 한다”며 “권한도 없이 독립된 자치지방정부의 자치사무, 심지어 소속 시군구 단체장의 업무추진비까지 감사자료로 요구한다. 시할머니가 며느리 부엌살림 간섭도 모자라 며느리에게 손자며느리 부엌조사까지 요구하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이 지사 페이스북.


다음은 이 지사 페이스북 글 전문.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를 시행하고 있고, 헌법에 의거하여 선거로 구성되는 지방정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합니다.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권한이 없습니다. 법에도 감사범위를 국가위임사무와 국가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에 한정합니다.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니 법을 지키는 것도 솔선수범해야 하고 스스로 만든 법이니 더 잘 지켜야 합니다.

권한도 없이 독립된 자치지방정부의 자치사무, 심지어 소속 시군구 단체장의 업무추진비까지 감사자료로 요구합니다.

시할머니가 며느리 부엌살림 간섭도 모자라 며느리에게 손자며느리 부엌조사까지 요구하는 격입니다.

분가시켰으면 이제 좀 놓아주면 안되겠습니까?

며칠째 경기도 공무원들은 물론 시군 공무원들까지 요구자료 수천건을 준비하느라 잠도 못자고 있습니다.

질의사항도 일찍 주는 경우가 거의 없고 전날 밤에야 주시거나 심지어 안 주시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답변정리나 예상질의 답변서 만드느라 밤새는 것이 일상입니다.

오늘밤 날이 새도록 질의답변을 준비해 내일 새벽 6시 30분에 제게 준다고 하니, 저도 내일 새벽에 일어나 답변을 검토하고 감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모레는 국토위 국정감사이니 내일 밤도 밤새 전쟁을 해야 할 것입니다.

관련 공무원이 순직할 만큼 돼지열병으로 지금도 고생하고, 코로나19대응으로 파김치가 되어버린 우리 공무원들이 오늘 내일 밤 무슨 일 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마치 계곡불법점거처럼 수십년 간 위법임을 알면서도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가 반복되어왔으니, 이 점을 알면서도 유별나 보일까봐 그대로 수용해 왔습니다만, 내년부터는 너무너무 힘들어 하는 우리 공무원들 보호도 할 겸,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원칙적이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자료요구와 질의응답) 사양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국정감사기관인 국회의 ‘자치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한 법적근거 없는 ‘국정감사’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할 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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