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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반도체 시장 '지각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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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최철 기자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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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메모리와 저장장치 사업을 90억 달러(한화 약 10조 3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낸드플래시 부문의 시장 점유율을 크게 올리면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게 됐고, 인텔은 시스템 반도체쪽으로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먼저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D램에 이어 낸드 부문에서도 글로벌 2위로 도약하며 삼성전자와 함께 명실상부한 메모리 반도체 '양강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메모리반도체 강자인 SK하이닉스의 사업 비중을 보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D램이 72%를 차지했고 낸드는 24%에 그쳤다. 다시 말해, D램의 가격 변동이 회사에 끼치는 영향이 커 사업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던 것이다.

이번 인텔 낸드 부문 인수로 SK하이닉스의 사업 비중은 D램이 60%로 줄었고 낸드는 40%로 늘어나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석희 SK하이닉스 CEO도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인텔 인수로) 균형 잡힌 한 쌍의 날개를 갖게 됐다. D램과 낸드라는 든든한 두 날개를 활짝 펴고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함께 비상해 나가자"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33.8%로 1위이고 그 뒤를 키옥시아(17.3%), 웨스턴 디지털(15%), 인텔(11.5%), SK하이닉스가 이었다.

하지만 4,5위 업체의 합병으로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에서 단숨에 2위까지 치고 올라가게 됐다. 여기다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 4조원 대의 지분투자를 한 점까지 감안하면, 향후 낸드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위상은 더 커진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합병으로 인텔의 강점인 기업용 SSD(Solid State Drive)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삼성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다.

반도체 기반의 저장장치인 SSD는 언택드(비대면) 시대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반면, 인텔은 주력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등 시스템 반도체의 강자이지만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도 생산해왔다.

그런데 최근 인텔은 주력인 시스템 메모리 분야에서 AMD의 추격을 받으며 주춤거렸다. 7나노미터 공정 CPU 제품 개발에 문제가 생겨 기술력에서도 시장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인텔은 그동안 비주력이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메모리 사업 부문 정리를 추진하는 한편 시스템 반도체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고 이번 거래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인텔은 이번 인수합병으로 얻게 되는 재원을 제품 경쟁력 강화와 인공지능(AI), 5G 네트워킹, 인텔리전트 엣지(Intelligent Edge) 및 자율주행 기술(Autonomous Edge) 등 장기적 성장이 필요한 분야의 '투자 자금'으로 쓰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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