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중 방한 취소, 대신 강장관 美 초청
11월 3일 미 대선 이후 방미 가능할 듯
바이든 당선될 경우 실효성 의문 제기
강경화 외교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1월일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외교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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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초청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대선(11월 3일) 이후 미국을 방문해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외교부는 강 장관이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폼페이오 장관과 두 차례 통화를 나눠 이같은 방미 일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의 초청으로 가까운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해 회담하고 한반도와 지역, 글로벌 문제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며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한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선거와 관련해서도 긴밀히 협의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한다면 시기는 미국 대선(11월 3일)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이 25~30일까지 인도, 스리랑카, 몰디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4개국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11월 첫째 주 미국 대선 일정이 이어지면서 강 장관의 방미는 자연스레 대선 이후로 조율되는 분위기다. 강 장관의 방미가 성사된다면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회담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하지만 미 대선 이후 강 장관의 방미가 얼마나 실익이 있을지를 놓고 일각에선 의문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강 장관은 방미 성과를 거두기 힘들 뿐만 아니라 아예 방미 자체가 물 건너갈 수도 있다.
앞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초청에 "11월 방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에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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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시점도 다소 미묘하다. 강 장관의 방미 계획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어그러지면서 나올 수 있는 '코리아 패싱' 우려를 봉합하기 위해 발표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달 7~8일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전격 취소했다. 또 다음 주 아시아 4개국 순방 일정을 추진하지만, 방문국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이 10월 일본을 비롯해 남아시아 지역까지 바쁜 행보를 하는 것은 11월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주목도와 속도감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와중에 방한하지 않는 것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치와 비중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일정이 취소된 뒤 계속 강 장관의 방미 건이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2일 청와대에서 제75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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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북핵 문제와 관련, '선(先) 비핵화, 후(後) 종전선언'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국무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언급한 종전선언이 북한의 핵 포기 없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기존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 궁극적으로 한국 대통령이 말했던 것(종전선언)으로 이끌 수 있는 논의를 진지한 방식으로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한 바 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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