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홍성숙 경사의 가족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판정을 받은 경찰관이 장기기증으로 중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22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본부)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제2회의실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고(故) 홍성숙 경사(42)의 유가족에게 공로장과 감사장을 전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창룡 경찰청장과 장기기증 친선대사인 황운하 의원은 고인의 뜻을 기리는 공로장과 감사패를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전달식에는 유가족인 남편 안치영(48)씨가 19개월의 어린 딸 희망이(태명)를 안고 참석했다.

안씨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장기기증을 하자고 아내와 얘기했다”며 “아내의 바람대로 누군가의 삶 속에서 생명이 꽃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어려서 엄마가 떠난 사실조차 모른다”며 “딸이 크면 엄마가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꼭 얘기해주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용인서부경찰서 수사과 소속이었던 홍 경사는 지난 8월 29일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받혀 뇌사 상태에 빠졌다. 유가족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홍 경사는 8월 31일 간 질환으로 투병하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사망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