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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4년마다 ‘10월의 이변’트럼프 ‘역전카드’ 남아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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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키신저의 ‘베트남 평화’

1980년엔 이란 인질 석방사건

2012년엔 허리케인 ‘샌디’ 강타

선거흐름 영향 준 대형 돌발변수

트럼프, 코로나 여파 악재로 작용

‘우크라 스캔들’ 이슈화에 안간힘

일부 ‘준비한 카드’ 모두 소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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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후보 1차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토론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토론을 반등의 기회로 여겼으나, 이튿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그는 바이든 후보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쳐지며 분위기 전환에 실패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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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별세한 진보진영의 대모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을 기리는 꽃과 초가 워싱턴 대법원 앞에 놓여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긴즈버그 대법관 별세 이후 대선 전 후임 대법관 임명을 강행, 보수 진영 결집을 노렸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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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대선 후보 타운홀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발언을 듣고 있다. 클린턴은 대선 레이스 내내 우세를 점했지만 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결국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로이터]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흘 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레이스 초반부터 우세를 점해 온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지르며 리드를 유지하고 있고, 일부 전국구 여론조사에서는 두 자리수가 넘는 격차를 보이고 있다. 현재로선 남은 대선 기간동안 이변이 없다면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이는 곧 민주당 입장에서는 혹시 모를 변수를 경계해야 하고, 트럼프 캠프로서는 어떻게든 ‘이변’을 만들어서 상황을 역전시켜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 대선의 해 10월에는 늘 대형 돌발변수가 등장했다. 흔히 이를 ‘10월의 이변(October surprise)’이라고 부른다. 심지어 일부는 선거의 결과의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 데, 가장 큰 수혜자가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선거 목전까지 열세를 면치 못하다가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이라는 ‘10월의 이변’ 덕에 승리를 안았다. 반대로 민주당은 승리를 장담하던 레이스에서 패배의 쓴 맛을 본 악몽이 있다.

올해 대선은 민주당이 레이스 내내 우세를 지켜가고 있다는 점에서 2016년 대선과 꼭 닮았다. 때문에 여론은 강력한 10월의 이변이 또 등장할 지,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레이스를 뒤집는 이변을 재현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10월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서프라이즈’= 미 역사상 ‘10월의 이변’의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는 1972년 대선 중에 발생했다. 그해 10월 말 헨리 키신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고 “베트남의 평화가 다가왔다”고 선언했다. 베트남전쟁은 그로부터 3년 뒤에 끝났지만 그 발언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재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키신저의 발언이 없더라도 닉슨은 당선됐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의 발언은 워터케이트로 인해 산만해진 표심을 수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1980년에는 ‘10월의 이변’이란 용어가 만들어진 결정적 사건으로 불리는 이란 인질 석방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 측은 지미 카터 행정부가 대선 전에 이란 테헤란 주재 대사관에 억류돼 있던 인질 52명의 석방을 발표하는 소위 ‘깜짝 쇼’를 벌일 가능성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결국 선거일까지 인질을 석방하지 않았고, 카터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다. 이후 레이건 대통령 취임 직후 인질이 석방되자 이 사건은 레이건 캠프가 이란과 비밀리에 인질 석방을 지연시키기 위한 거래를 했다는 정치 스캔들로 번졌다.

2000년에는 선거 닷새 전에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음주 경력이 폭스뉴스를 통해 폭로됐다. 민주당 엘 고어 후보의 선거 전략가인 칼 로브는 이후 “부시가 승리하기는 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부시가 우세주(州) 5곳을 고어에게 빼앗기면서 선거가 접전 양상으로 흐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2004년에 10월29일에는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부시 대통령을 조롱하는 비디오테이프가 전격 공개돼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힘을 실었다. 2012년에는 대선 직전 미 북동부에 허리케인 샌디가 강타했고, 이를 계기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고 통수권자로서 이미지 굳히며 재선 성공했다.

2016년에는 대선 직전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최고 약점으로 꼽히는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선언했다. 이후 ‘힐러리 대세론’으로 점철됐던 선거의 판도가 요동치기 시작했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대권을 거머쥐는 이변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확진·백신 개발…힘 못 쓴 변수들= 올해도 어김없이 트럼프 캠프는 꾸준하게 ‘게임체인저(판도를 뒤바꿀 사건이나 인물)’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렇다할 성과는 없다.

일단 트럼프 행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해 온 ‘러시아 스캔들’ 수사 위법성 여부 조사가 흐지부지 끝이 났다. 트럼프 진영은 선거일 전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위법성을 입증하고, ‘정치적 정적’을 기소함으로써 분위기를 전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사를 맡았던 존 더럼 코네티컷주 연방 검사장이 아직까지 유권자를 설득할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도 최근 공화당원들에게 “선거일 전에 더럼의 조사 보고서를 받을 생각은 말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내놓겠다는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다. 이달 초 미 식품의약국(FDA)이 3상 임상 이후 참가자에 대한 2개월 간 추적 데이터 제출을 의무화하는 백신 긴급사용 승인기준을 발표하면서다. FDA의 새 기준으로는 빨라도 11월 이후에 백신이 나올 수 있다.

지난 9월에는 민주 진영의 대모로 불리는 루더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별세가 대선 정국의 대형 변수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대선 전 대법관 후임자 지명을 밀어붙였고, 민주당은 새 대통령이 후임을 지명해야한다며 반발했다. 외신들은 당시 공화당이 대법관 후임 지명을 강행함으로써 대선 전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으나, 지지율의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

이번 레이스의 가장 큰 변수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도 오히려 공화당에 악재로 작용했다.

통상 건강상 문제나 신변의 위협을 받은 지도자들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가장 최근의 예로는 지난 4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복귀 후 지지율이 급등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10월 초 코로나19 확진 이후부터 유세 전에 복귀한 10월 중순까지 줄곧 하락 곡선을 그렸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대규모 유세를 강행하는 등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대중들의 ‘실망’이 오히려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어게인(Again) 2016? 막판 반전카드는 있나= 그럼에도 트럼프 진영의 남은 희망은 여전히 판세를 뒤흔들 대형 변수다. 미국의 저술자 로버트 슐레진저는 NBC 기고문에 “지난 대선 이후 4년이 지났지만 트럼프는 똑같이 여론조사에서 뒤쳐지고 있다”면서 “트럼프에게는 지금 또 다른 10월의 서프라이즈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와 그의 아들 헌터가 연루됐다는 의혹인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컴퓨터 수리점에서 발견된 노트북 속 이메일에 바이든 부통령 시절 헌터가 자신이 속했던 우크라이나 가스회사 부리스마 홀딩스의 임원과 부친의 만남 주선을 도왔다는 뉴욕포스트의 보도가 불씨가 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분명한 출처와 구체성이 결여된 보도 내용 때문에 이렇다할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8일 “헌터 바이든의 기사를 쓴 기자 스스로도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기사에 자신의 바이라인을 넣지 못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진영이 막판 판세를 뒤집기 위해 준비한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해묵은 이슈로 치부됐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끝까지 집착하는 것도 별다른 대책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WP는 “트럼프 진영은 레이스 막바지에 결과를 뒤바꿀 무언가를 찾는 데 필사적으로 매달려 왔다”면서“올해 진정한 ‘10월의 이변’은 공화당과 트럼프가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터질 가능성은 있다. 문제는 현재 막판 변수가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수준일지 여부다. BBC는 “아직 투표장에 가기까지는 2주가량이 남았다”면서 “10월의 이변은 트럼프 대통령을 승리로 이끌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슐레진저는 “트럼프와 바이든의 지지율 격차는 트럼프의 재임 기간 동안 유권자들 사이에서의 대체로 자리를 잡은 견해를 보여준다”며 “이 같은 견해가 막판 폭로로 인해 흔들릴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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