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자화자찬 트럼프
'바이든 아들 스캔들' 포문 열어
"헌터, 러 갑부에 350만弗 받아"
前정권과 엮어 대북관 공격도
바이든은 트럼프 사업에 공세
"中·러서 막대한 이득 벌어들여"
北 감싸기·인종주의에 날세워
'통합 이미지 구축 성공'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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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오후9시를 조금 넘긴 시각, 미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리는 마지막 TV토론장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들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입장 때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두세 걸음 들어와 마스크를 벗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두 사람의 시각차가 처음부터 극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토론이 시작되자 두 사람은 코로나19 문제부터 크게 맞부닥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와 텍사스·애리조나에서는 코로나19가 이제 사라졌다”며 “백신이 몇주 내에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22만명이다. 이렇게 많은 사망자 발생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미국 대통령으로 남아 있으면 안 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어두운 겨울이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재개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빨리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안전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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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두 사람은 안보 이슈에서 크게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이란 등의 대선개입에 대한 질문에 “바이든의 가족은 러시아에서 350만달러를 챙겼다”며 “반면 나는 러시아에서 싫어한다. 나처럼 러시아에 강하게 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전직 모스크바 시장과 결혼한 억만장자로부터 350만달러를 받았다는 공화당 상원 보고서를 다시 언급한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역공에 나섰다. 그는 “나는 한 푼도 받은 게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비밀계좌를 갖고 있다. 자신 소유의 호텔과 사업체들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란과 러시아·중국 등을 겨냥해 “내가 대통령이 되면 선거에 개입한 나라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는 주권에 관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또 신냉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트럼프처럼 하지는 않겠다”며 “나는 국제적인 룰에 따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친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동맹과 협력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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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도 이슈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정부 인사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려고 했지만 그(김 위원장)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오바마를 좋아하지 않았다”며 오바마 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이 대통령이 될 경우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어렵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북한이 핵능력을 감축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전제조건 하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지만 사이가 좋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두고 “히틀러가 유럽을 침공하기 전까지는 (우리와) 관계가 좋았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북한에 대한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불신이 뿌리 깊다는 방증이다. 미 경제방송 CNBC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북한의 양보를 먼저 확보하지 않고서는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이날도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촉발한 인종주의 문제에 대한 시각도 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가 경찰을 피그(pig)라고 부른다”면서도 “나는 (TV토론이 열리는) 이 방에서 가장 비인종주의자다. 사람들이 왜 나를 그렇게 보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신은 링컨 대통령 이래 최악의 인종주의자”라고 맞받았다.
이날 토론회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판정승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차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공격에 밀렸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나는 공화당주·민주당주를 가리지 않는다. 미국을 생각한다”며 통합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보여줬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의혹 제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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