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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건희 별세]문화재에 남다른 애착 보인 '백자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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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도 몰라봤던 '청자백자' 알아봐

가치 있는 문화재 값 따지지 않고 구매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삼성가(家)는 창업자인 고(故) 이병철 회장 때부터 문화재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 25일 별세한 고 이건희 회장도 부친 못지 않은 문화재 수집가였다. 경영 수업을 받는 동안 몰래 골동품 수업을 병행했을 만큼 관심이 많았다.

특히 ‘백자광(狂)’이었던 이 회장은 남다른 안목을 보여준 적 있다. 바다를 건너온 국보 제219호 ‘청자백자매죽문호’가 대표적이다. 이종선 전 삼성미술관 호암미술관 부관장은 2016년 출간한 ‘리 컬렉션’(김영사)을 통해 청화백자매죽문호에 대한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청화백자매죽문호) 국보로 지정된 청화백자가 이건희 회장의 수중에 들어올 당시 전문가들도 (진품 여부에 대해) 긴가민가 했다”면서 “학자들, 골동품상들 사이에서 진위에 대한 시비가 적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1976년에는 종로구 관철동 부근 지하철 공사 현장에서 비슷한 모양의 백자 어깨부분 파편이 출토되면서 도굴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결국 청화백자는 가치를 인정받아 1984년 국보로 지정됐다.

이 회장은 “특급이 있으면 컬렉션 전체의 위상이 덩달아 올라간다”는 지론을 가진 ‘명품주의자’였다. 이에 ‘국보 100점 수집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국보를 수집했다. 가치 있는 문화재라면 값을 따지지 않고 구매했다. 이 회장 덕분에 삼성은 다양한 시대 문화재를 보유하게 됐다.

삼성은 현재 국보 제118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보 제216호인 정선필 인왕제색도 등 국보문화재 37점, 보물 제401호인 금동여래입상 등 보물 문화재 103점 등 총 140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국보 문화재 중 11.2%, 보물 문화재 중 4.9%가 삼성 소유다.

2대에 걸쳐 삼성이 수집한 문화재는 대부분 삼성문화재단 산하 호암미술관과 리움미술관에서 보관 중이다. 특히 호암미술관은 주요 문화재 뿐 아니라, 소장품만 무려 15만여 점에 달해 국가 미술관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종류 별로는 불상과 그림의 비중이 높고, 항아리와 접시 형태의 자기류도 있다.

이데일리

삼성 리움 소장 국보 제219호 백자 청화매죽문 항아리(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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