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보유 주식가치 18조2000억원 달해
이재용 지배력 강화 위해 지분 상속 불가피
'삼성생명→삼성전자' 출자 해결 관건
공정위 "다양한 이해관계자 기대 부합해야"
2012년 7월 29일 이건희 회장 가족이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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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하면서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에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의 주식 상속세를 마련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게 관건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삼성전자(4.18%), 삼성전자 우선주(0.08%), 삼성SDS(0.01%), 삼성물산(2.84%), 삼성생명(20.76%) 등을 보유하고 있다.
상속세법에 따르면 주식 상속액이 30억원을 넘으면 최고세율 50%를 적용한다. 여기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이 50% 미만이면 20%, 50%를 초과하면 30%를 가산한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50%를 넘는 삼성SDS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지분 상속세율은 60%를 적용한다.
이들 4개 계열사의 이 회장 지분 평가액(10월23일 기준)은 18조2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세 상속세율 60%를 적용하고 자진신고 공제 3%를 적용하면 상속세는 10조를 훌쩍 뛸 전망이다. 주식 평가액은 사망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의 종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출하므로 실제 세액은 달라질 수 있다.
이 부회장 등이 상속세 분납을 택하더라도 연간 내야 할 상속세가 1조원 이상인 만큼 계열사 배당, 대출, 지분매각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지분 상속은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서 진행할 전망이다. 현재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출자 고리가 핵심이다.
문제는 정부가 금융사들이 고객 돈으로 계열사를 지배하는 방식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삼성그룹의 가장 중요한 핵심문제는 삼성생명, 즉 보험계열사의 고객 돈을 이용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금산 분리 문제”라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적절한 시점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미 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여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보험업법을 개정한다면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8.51%)을 총 자산의 3% 외에는 모두 매각해야 한다.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1.2%다. 삼성생명 지분 5.51%가 빠질 때 총수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5.69%로 줄어든다.
결국 이 회장의 지분 상속과 지배구조 개편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에 따라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달라질 전망이다. 대기업 경제력 집중 문제를 감시하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회장의 별세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정위는 현대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삼성그룹이 투명한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면서 시장의 기대에 들어맞는 결과를 내놓길 바라고 있다.
공정위 핵심 관계자는 “이미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던 터라 앞으로 지배구조 개편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합한 방식으로 진행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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