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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view] 민주당, 상원 탈환 가능성…트럼프 재선돼도 힘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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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전체 100석 중 35석 교체돼

트럼프 비호감도 높아 공화당 고전

현재 판세론 민주 49, 공화 47 구도

다수당이 모든 상임위원장 독식

대통령 대외정책 등 견제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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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부부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할로윈 행사에 사탕을 받으러 온 어린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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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3일 미국에선 차기 대통령과 함께 막강한 워싱턴 의회 권력의 승자도 결정된다. 임기 6년의 상원의원 선거다. ‘공화당 53 대 민주당 47’의 현구도가 뒤집어질 수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는 가운데 민주당이 3~4석만 더 얻으면 6년만의 다수당 탈환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도 상원을 민주당이 장악하면 주요 정책에 제동을 거는 게 가능하다. 다시 탄핵 국면을 맞을 경우 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정책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상원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이는지가 행정부의 정책 추진에 걸림돌도, 도움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결과 따라 북핵협상 더 꼬일수도

상원은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등 한국과 관련한 양자 협정에 대한 인준 권한도 갖고 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구조 등을 고려하면 마음먹기에 따라 행정부 감시 기능을 대폭 강화할 수 있다. 대외정책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정책청문회와 여론몰이 등을 통해 북핵 협상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전체 100석 중 35석이 교체된다. 공화당 의석 23석, 민주당 의석 12석이다. 방어할 의석이 더 많은 공화당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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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 의석수 어떻게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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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여론조사 전문업체 ‘파이브서티에잇’은 25일(현지시간) 4만개의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경우의 수는 100개 시나리오 중 73개라고 밝혔다. 정치전문 웹사이트 ‘270투윈(270towin)’은 선거가 치러지는 35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 우세가 14석, 공화당 우세가 17석, 경합이 4석이라고 분석했다. 현재로썬 ‘민주당 49 대 공화당 47’이라는 것이다.

미 언론이 주목하는 지역구는 약 10개 주 내외다. 구체적으로 애리조나주와 콜로라도주에선 공화당 현역 의원(마사 맥설리, 코리 가드너)이 낙선하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대부분 여론조사기관들이 점쳤다. 애리조나는 공화당의 거목 고(故) 존 매케인 의원의 지역구였다. 반대로 앨러배마주에선 민주당 현역 의원(더그 존스)이 공화당 후보에 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이 ‘+1’인데,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 초당적 선거분석 업체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를 인용해 민주당이 메인·노스 캐롤라이나·아이오와주도 공화당으로부터 의석을 빼앗아올 수 있는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조차 사석에서 “상원은 (다수당 유지가)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내가 지지할 수 없는 후보들이 몇 명 있다”고 이유를 밝혔지만,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민주당이 노리는 지역구의 공화당 현역의원들은 트럼프의 대중 비호감도 때문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다.

메인주의 수전 콜린스 공화당 의원만 하더라도 1997년부터 내리 4선을 했는데, 이번엔 위태위태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범죄 의혹이 있는 브렛 캐버너 연방 대법관 인준을 강행할 때 찬성한 게 지역구민의 반발을 샀다는 분석이다. 이에 콜린스 의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대법관의 상원 인준을 대선 전에 마무리하겠다고 밀어붙일 때는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공화당 텃밭 텍사스·조지아주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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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세인트 조지프 온 더 브랜디와인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나온 뒤 시민들에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사전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수는 이날 5860만표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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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겁게 방어하고 있는 공화당 현역 대부분이 초선이란 점도 눈에 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의회 선거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해에는 대통령 후보의 ‘후광 효과’가 중요한데, 공화당 초선 상원의원들이 이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거리 두기를 하며 인물 선거로 돌파해보려 해도 결국 집권여당이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과반을 넘어 공화당 텃밭까지 넘보고 있다. 파이브서티에잇은 16일 분석기사에서 “민주당이 조지아, 아이오와, 텍사스 세 개 주의 4개 의석을 다 놓쳐도 상원에서 다수당이 될 수 있다. 꼭 이길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그들이 이길 수는 있다”고 했다.

조지아주와 텍사스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강세를 보여온 지역이다. 한국으로 치면 대구·경북(TK)과 비교해도 큰 무리가 없는 곳들이다. 그런데 조지아주의 2석 중 한 곳은 경합 중이고, 또다른 한 곳은 공화당 후보가 두 명 출마해 표가 갈리는 상황이다.

AP통신에 따르면 10월 중순 이후 공화당은 텍사스주의 존 코닌 의원을 방어하기 위해 200만 달러를 썼는데, 민주당은 코닌 의원을 공격하기 위해 1400만 달러를 썼다. 민주당이 해볼만한 싸움으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공화당은 또다른 텃밭 캔자스주에도 600만 달러를 투입, 의석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실장은 “텃밭처럼 생각한 주에서조차 공화당이 고전하는 것은 라틴계 유권자 증가 등 인구 구조의 변화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유지혜 국제외교안보에디터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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