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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2020 미국 대선

월가 "중국 말고 다른 신흥국 단기 투자하라…美 증시는 대선 후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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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탓에 뉴욕증시가 또다시 흔들렸다.

다만 월가에서는 여전히 11월 동시 선거 이후 큰 반등이 올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는 한편 중국이 아닌 멕시코·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에 단기 투자할만 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뉴욕증시가 코로나19사태 피해와 추가 부양책 합의 지연 탓에 당분간 불안하게 돌아가겠지만 이는 당장의 악재에 따른 반응일 뿐이라는 분석에서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 뒤집기'를 통해 깜짝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낮다고 보면서 단기적인 선거 불확실성이 뉴욕증시를 흔드는 동안 민주당 승리를 염두에 두고 신흥국 통화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 보고서를 냈다.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로드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시장이 여전히 '블루웨이브' 가능성을 저평가하고 있다"면서 "선거 결과는 불확실하지만 정식 투표일이 얼마 남지 않아 공화당이 민주당 승기를 유의미하게 뒤집을 이벤트가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는 점과 엄청난 사전투표 열기를 감안하면 민주당 승리를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한다"고 밝혔다. 블루웨이브란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 선거인단 선출과 연방 의회 상·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 것을 말한다. 모건스탠리는 블루웨이브가 일어나면 경기 부양책 규모가 커지고 경제 정책도 더 일관성을 가지게 된다는 점이 증시 호재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더라도 뉴욕증시로선 호재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뉴욕 소재 증시 분석업체 펀드스트랫글로벌의 탐 리 자문가는 같은 날 "이번 주 증시가 매우 험난할 것"이라면서도 "11월 선거에서 누가 이기든 상관없이 승자가 나온다면 부양책도 나올 것이고 증시가 크게 반등해 6~12개월 상승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너코드제뉴이티의 토니 드이어 연구원도 "올해 연말까지는 선거 이벤트 탓에 뉴욕 증시 변동성이 크겠지만 약세 흐름을 보이는 기간을 주식 추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인 투자처로 뉴욕증시 바깥에 눈을 돌리는 경우 중국보다는 미국과 경제 동조화 경향이 강한 라틴아메리카 신흥국 통화가 유망하다는 의견도 있다. 모건스탠리의 로드 연구원은 "우리는 특히 브라질 헤알화와 멕시코 페소화, 콜롬비아 페소화를 선호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와 러시아 루블화에 대해 롱 포지션을 취해왔다"면서 신흥국 통화에 '올인'해야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외환 선물시장에서 롱포지션이란, 특정 국가 통화가치가 앞으로 상승할 것에 베팅하는 투자 방식이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투자를 강조한 배경에 대해 모건스탠리는 우선 계절적 요인을 지목했다. 연말에 주요 신흥국 통화 가치와 국채 금리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이 빠른 시기에 본격화되면 미국 뿐 아니라 신흥국이 본격적인 경제 회복에 가세하면서 기저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점도 꼽힌다. 백신이 개발되면 투자자들이 이미 경제 회복을 시작한 중국같은 지역으로부터 다른 신흥국으로 손길을 돌릴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특히 멕시코는 미국 경제와 동조성(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큰 나라다.

한편 최근 신규 확진자 급증세도 불구하고 이번 주 들어 코로나19 백신 연말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월가의 '포스트 코로나' 희망감도이어질 분위기다. 26일 영국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개발 중인 백신 약물을 임상 투여한 결과 젊은 성인은 물론 고령자들에게서도 강력한 면역 반응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백악관 코로나19 테스크포스(TF)팀의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25일 영국 BBC뉴스 인터뷰에서 오는 12월 초 안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백신 기대감이 커졌다고 CNBC는 전했다.

27일 오후 선물시장에서 뉴욕증시 3대 대표 주가지수 선물이 모두 0.2%를 넘나드는 약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2.29%)와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1.86%), 나스닥종합주가지수(-1.64%)가 일제히 하락한 바 있다. 특히 다우존스 30은 하루 단위로는 9월 초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그었다. 이달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중소형주 중심' 러셀2000(-2.15%)도 낙폭이 두드러졌다. 지난 주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미국 내 최대치를 기록하고 재무부와 하원 간 코로나19 협상이 또 지연된 데다 대만에 무기를 팔기로 한 미국에 대해 중국 외무부가 미국 방산업체 제재를 언급한 데 따른 시장 반응이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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