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1시 40분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1층 출입문 앞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 60대 여성이 이 회장의 마지막 가는 길에 조문을 하고 싶다며 빈소 입장을 요구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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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은 1987년 회장 취임 후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질 때까지 약 28년간 삼성 그룹을 이끈 이 회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길 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삼성 측이 50인 규모로 조문객을 최소화한 가족장 원칙을 고수하자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 회장의 조문객은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층 출입문에서 안내요원의 확인을 거쳐야 건물 안으로 입장할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키오스크에서 QR코드를 찍으며 한 번 더 출입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렇게 해서 빈소가 위치한 지하 2층으로 들어가더라도 현재 빈소에 조문객이 50명 이상 있다면 먼저 온 이들이 조문을 마칠 때까지 대기실에 머물러야 한다. 빈소에 들어가기 전엔 다른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QR코드를 발급받아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한 뒤 발열체크를 하고 입장해야 한다.
조화도 평소와는 다르게 정문이 아니라 운구차가 들어가는 곳을 통해 빈소로 전달됐다.
하지만 장례가 진행될수록 고인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일반 조문객은 점점 늘었다. 특히 27일에는 아침 9시 10분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안내요원과 조문객 사이 실랑이가 반복됐다.
신원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 회장과 인연이 있던 이들을 이인용 사장 등이 뒤늦게 맞이하고 배웅하는 경우도 있었다.
삼성 측 관계자는 "첫날부터 조의를 표하는 일반 조문객들이 많이 빈소를 찾았지만 장례가 가족장으로 이뤄져 사전등록되지 않은 분들은 빈소에 들어가실 수 없었다"며 "저희도 안타까운 마음이 크지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등 일부 정·재계 인사들이 방명록에 사인만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가 다음날 재방문하는 상황도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까다로운 출입통제에도 일부 시간대에 조문객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날 부인과 함께 두 번째 조문을 온 심 전 의장은 "어제는 워낙 사람이 많아 문상을 못했다"며 "오늘 문상을 드리며 고인께 우리 경제를 일으켜 주셔서 고맙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이틀 연속 빈소를 찾았다. 효성에 따르면 첫날에는 개인적인 친분으로 조문을 했고, 이튿날인 27일에는 이상운 부회장, 조현상 사장 등 회사 경영진과 그룹차원에서 공식 조문을 했다.
조문객 중 일부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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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둘째 날(26일) 방문한 김현석 사장이나 한종희 사장 등 삼성전자의 사장단이나 셋째 날 빈소를 찾은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등 삼성 계열사 사장단 외 직접 조문이 어려운 일반직원들은 온라인 추모공간을 찾았다.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이 이 회장을 추모하는 뜻에서 검은 양복을 입고 출근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한편, 상주인 이재용 부회장은 장례 첫날인 25일 아들 이지호군, 딸 이원주양과 함께 나타나 이목을 끌었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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