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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건희 리더십 재조명(中)] 글로벌 경영으로 '초일류 삼성' 일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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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목받는 이건희 리더십

전자제품 관심 많던 유년시절부터 첨단기계에 눈떠

실리콘밸리 누비며 반도체 등 해외사업 본격 구상

정재계 문화예술계 가리지 않는 글로벌 인맥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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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3년 독일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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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삼성전자,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인 '인터브랜드'가 지난 20일 발표한 올해 세계 최고 브랜드에 삼성은 애플, 구글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이름을 나란히 했다. 인터브랜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브랜드 컨설팅 회사로 매년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순위를 매기고 있다.


삼성은 한국 기업으로는 올해 처음으로 5위권에 들었다. 삼성의 세계적인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삼성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잡게 된 1등 공신은 단연 이건희 삼성 회장이다.


이 회장은 1987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로 부단한 노력 끝에 삼성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 성장의 배경에는 이 회장의 글로벌 경영 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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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삼성 회장에 취임한 이건희 회장(사진제공 : 삼성)


◆유년시절 일본ㆍ미국 유학 통해 글로벌 경영에 눈떠

이 회장의 글로벌 경영 기반은 유년시절부터 다져졌다. 이 회장은 부산사범부속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53년 도쿄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일본은 라디오 시대를 지나 TV 시대로 접어드는 시기였다. 또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이 급속도로 보급됐다. 어린 시절부터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았던 이 회장은 일본에서 많은 첨단 전자제품을 접하면서 기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고 전해진다.


해외 사업의 본격 구상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할 무렵부터다. 그는 1970년대 미국 실리콘밸리를 누비며 하이테크 산업 진출을 모색했다. 이 회장의 반도체 사업 구상도 이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선진 기술에 눈뜬 이 회장은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이후 실리콘밸리를 50여 차례 드나들며 반도체 기술이전을 받아오려 애썼다.


해외 사업의 확장 계기는 1978년에 부회장 승진 후 해외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다. 그는 1987년 회장직에 오른 이후에는 수시로 해외에 머물며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신사업을 확장에 주력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이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이른바 '신경영 선언'을 하면서 국제화 시대에서는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가 된다고 말했다"며 "국내에서는 일류기업일지라도 세계무대에서는 한참 뒤처져 있다는 냉정한 자가진단을 내리시고 위기의식을 가지고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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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이건희 회장(사진제공 :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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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글로벌 인맥도 돋보여

지금이야 한국의 기업인들이 해외 유력인사를 접할 기회가 많지만 1980년~1990년대만 하더라도 변방의 소국 기업인들이 해외 인사를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일찍부터 세계를 누비며 각국의 유력 정치인, 경영인, 문화예술인들을 두루 만났다.


이 회장은 1992년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에서 단독으로 면담을 했다. 이후 삼성은 텍사스에 반도체 투자를 진행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과 중국 국가주석 장쩌민, 부주석 시절 후진타오 등 중국 실력자들과도 접견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 등도 만났다.


1994년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도 만났다. 이 회장은 생전에 "빌 게이츠 서너명이면 국민소득 3만 달러 간다"는 말도 했다. 마이클 잭슨, 앨빈 토플러 등 이 회장의 만남은 영역을 가리지 않았다.


이 회장은 삼성 직원들이 세계의 다양한 문물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1990년 도입한 지역전문가 제도가 대표적이다. 지역전문가 제도는 국내 직원들을 세계 곳곳에 파견해 1~2년간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익힐 기회를 준다. 그는 삼성이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선 직원 역시 글로벌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 회장의 빈소를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 회장은 글로벌 초일류 삼성의 제2창업자로 불리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반도체를 비롯해 여러 제품에 있어 대한민국 경제계의 위상을 높였고 실질적 국가의 부와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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