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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코로나로 밀린 집세 ‘눈덩이’… 美 주택시장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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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79조원으로 급증 예상

‘퇴거금지’ 풀리는 2021년 1월 고비

세입자 최대 4000만 쫓겨날 수도

세계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미국의 임대료 체납 액수가 올해 말까지 최대 700억달러(약 8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사진은 미국 올랜도의 한 버려진 모텔에 집을 잃은 사람들이 무단으로 거주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미국에서 밀린 집세가 부동산 시장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퇴거금지 조치가 풀리는 내년 1월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번 위기의 피해는 중산층 이하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실업자 관련 통계를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세입자들이 내지 못하는 집세는 72억달러(약 8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훨씬 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미국 정부가 추가 지원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연말까지 밀린 집세가 700억달러(약 79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280만명의 미국인이 평균 5400달러(약 600만원)의 집세를 내지 못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현재 연방정부와 각 주(州) 정부는 코로나19 대책의 일환으로 집세를 내지 못하더라도 집주인이 퇴거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한 상태다. 그러나 이 같은 임시조치는 대부분 지역에서 내년 1월 종료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미 전역에서 3000만∼4000만명의 세입자가 대거 퇴거 조치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이 받을 충격은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만큼은 아닐 수 있지만, 세입자들은 더 큰 피해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주택을 압류당한 미국인이 380만명이었는데 이보다 큰 사회적 충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번 위기의 피해는 중산층 이하에 집중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화이트칼라 계층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크게 받지 않은 데다가 회복 속도도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현재 미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화이트칼라 계층이 선호하는 교외 주택은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도 상승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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