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NYT에 트럼프 비판 기고
"트럼프에게 침묵 빚지지 않아" 공세
지난해 3월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마일스 테일러(가운데) 전 국토안보부 비서실장이 관계자들의 말을 듣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행정부 내 탄핵 분위기를 폭로해 트럼프 대통령이 ‘반역죄’를 물었던 내부고발자의 신원이 공개됐다. 백악관의 색출 작업에도 신분이 끝내 확인되지 않았던 그는 대선을 닷새 앞두고 모습을 드러내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했다.
미 국토안보부 장관 비서실장을 지낸 마일스 테일러는 28일(현지시간) 자신이 2018년 9월5일자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게재된 기고문 ‘나는 트럼프 행정부 저항세력 일부’의 필자라고 밝혔다. 그는 성명을 통해 “나는 공화당원으로 트럼프 대통령 밑에서 일했지만 아주 위험한 대통령에 관한 익명의 기고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며 “트럼프는 비판을 체제 전복 시도로 봤지만 나는 그에게 침묵을 빚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간 ‘행정부 고위 관리’로만 표기됐던 테일러는 기고 1년 뒤인 지난해 9월엔 트럼프를 비판한 참모들의 의견을 보다 상세히 담은 책 ‘경고(A Warning)’를 발간하며 내부 난맥상을 거듭 폭로했다.
테일러는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국토안보부에서 정무를 수행했다. 그가 보좌한 커스텐 닐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민정책을 두고 트럼프와 마찰을 빚다 지난해 경질된 인물이다. 때문에 트럼프의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 이면에 숨겨진 잡음을 누구보다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다. 그는 2년 전 기고문에서 “트럼프의 충동과 불안정성은 국가 건강에 해롭다”며 “대통령의 말과 행동을 불신하는 많은 행정부 관료들이 사직서를 책상이나 노트북에 보관했다”고 전했다. 또 “내각에서 대통령 탄핵 절차에 관한 수정헌법 25조를 언급하는 수군거림이 있었다”면서 “다만 모두가 헌법 위기를 촉발하기를 원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진술은 비슷한 시기 나온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저서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 내용과도 일치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백악관은 예정된 회의까지 취소하며 기고자 색출 등 고강도 대응에 나섰으며 트럼프는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제프 세션스 당시 법무장관에게 공식 수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대선일 직전 신분이 공개된 행정부 내부고발자의 존재는 선거판을 급격히 달구고 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행동보다 익명을, 주도가 아닌 누설을 택한 거짓말쟁이자 겁쟁이”라며 “무능한 탓에 업무를 맡은 지 몇 주 만에 쫓겨났다”고 맹비난했다. 미 CNN방송은 “당시 백악관은 기고자를 찾아 내려 '내부 사냥'을 했었다”며 “대통령을 둘러싼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가 풀렸다”고 평했다.
다만 기고자 신원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 NYT는 테일러가 8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공화당 그룹을 공동 결성한 점을 지적하며 “신분 노출이 그의 지위와 동기에 대한 새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장채원 인턴기자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