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조선소 인근 즐비한 식당 |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설마 조선소가 팔리겠습니까? 안 그래도 힘든데 조선소까지 없어지면 진짜 힘들어집니다."
29일 오후 부산 영도구에 있는 조선소 일대.
이곳에는 일을 마친 직원들이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찾는 국밥, 백반, 중국요리 등 각종 음식점이 모여 있었다.
최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와 인근 대선조선이 매각된다는 소식에 이곳은 '설마'하는 마음과 우려의 분위기가 교차하고 있었다.
지난 28일 '대한민국 조선 1번지'로 불린 부산 영도조선소를 보유한 한진중공업 매각과 관련해 신탁사와 사모펀드 운용사(PEF) 등 7곳이 인수 의사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한진중공업 보통주 63.44%와 필리핀 금융기관의 지분 20.01%다.
이에 부산 정치권과 경제계 등에서는 사모펀드 등이 매물로 나온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와 인근 대선조선을 인수해 아파트 단지를 건설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조선소 2곳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상권이 무너진다며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 주민들은 이미 5∼6년 전부터 영도 조선소의 매각설이 돌았다며 현재 추진되는 매각 사실을 믿지 않는 모양새였다.
인근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예전부터 팔린다고 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설마 큰 변화가 있겠냐"라고 안심하고 있었다.
이에 사모펀드 등이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매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소식을 알리자, 상인들은 우려를 표했다.
영도 조선소 |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표정이 어두워지며 "이제 문을 연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이전할 걱정을 해야 하나"라며 "만약 조선소가 문을 닫게 되면 인근 상권도 많이 힘들어지니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주민들은 이번 매각을 계기로 영도구 전체가 침체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매각 이후 아파트 단지 건설로 가닥이 잡힐 경우 인근 상권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기업체가 사라지면서 영도구 전체가 침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근에서 음식을 판매하는 40대 김모씨는 "조선업이 어려워지면서 점포를 내놓은 상점들이 예전부터 많았다"며 "조선소가 사라지면 더 많은 인구가 영도에서 빠져나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정모씨도 "조선소만 계속 남아 있는다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도에서 조선소가 수익, 인구 등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며 "조선소가 없어지면 영도 안에서 어떻게 수익을 내고 살 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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