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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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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까지 지낸 사람이…“무슬림은 프랑스인 죽일 권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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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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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프랑스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 직후 “무슬림에겐 (프랑스의) 과거 대량 학살에 대해 분노하고 수백만명의 프랑스 사람들을 죽일 권리가 있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29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이같이 주장하며 “무슬림에게는 프랑스인들을 처벌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과거 프랑스가 수많은 무슬림을 죽였기 때문에 무슬림에게 복수할 권리가 있다는 논리다.

95세인 마하티르 전 총리는 1981~2003년 22년 간 총리로 장기집권했고, 2018년 5월 다시 총리직에 올랐다가 올해 2월 정국 혼란으로 인해 총리직에서 내려왔다. 그는 지난 8월 국가부패를 척결하겠다며 신당을 창당했다. 한때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이었던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이슬람 문화권의 원로이기도 하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프랑스의 중학교 교사가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기 위해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그림을 보여줬다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8세 청년에게 참수당한 사건에 대해 “그 살인은 무슬림으로서 내가 찬성할 만한 행위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표현의 자유를 믿지만 나는 그것에 다른 사람들을 모욕하는 것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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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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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는 종종 서방의 방식을 모방하지만, 우리는 인종과 종교가 다른 우리 만의 지속해야 할 가치관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의 가치 체계도 인권의 일부분”이라고 했다. 문화권마다 드레스 코드가 다르다는 예를 든 그는 “서방의 많은 이들이 특정한 해변에 있을 때 완전히 나체 상태로 있는다”며 “서방은 이를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서방은 이를 다른 나라들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일반적으로 서방은 더 이상 자신들만의 종교를 고수하지 않는다. 이는 그들의 권리”라면서 “그러나 그들은 타인의 가치, 타인의 종교에 대해 무례한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 이 같은 존중을 보이는 것은 문명의 척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크롱(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이 문명화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그는 그 모욕적인 교사를 살해한 것에 관해 이슬람교와 무슬림을 비난하는 데 있어 매우 원시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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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 시각) 프랑스 니스의 한 교회에서 사람들이 흉기 테러 사건으로 숨진 3명의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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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전 총리는 그러면서 “내세우는 종교와 관계 없이 분노한 사람은 살해를 한다”며 “프랑스인들은 그들의 역사에서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죽였고, 대다수가 무슬림이었다”고 했다.

그는 다만 “그러나 대체로 무슬림들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아왔다. 무슬림은 그러지 않는다”면서 “프랑스인들은 국민들에게 남의 감정을 존중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신이 한 사람의 분노한 사람이 저지른 일을 두고 모든 무슬림들과 무슬림의 종교를 비난했기 때문에 무슬림은 프랑스를 처벌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최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과 이슬람권 국가들의 긴장이 고조됐긴 했지만, 많은 이슬람권 국가들이 이번 니스 테러에 대해 규탄 목소리를 낸 상황에서 마하티르 전 총리의 글은 돌출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트위터는 마하티르 전 총리가 올린 글 중 일부를 자사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주의 조치했고, 뒤이어 해당 트윗 글은 삭제됐다. AFP통신은 “마하티르 전 총리의 글은 트위터에서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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